신종변이 잇단 등장 탓…"위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여전"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 회의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UPI=연합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 회의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UPI=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가 약화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 2차 백신 접종에 이어 두차례 부스터샷(추가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부스터샷을 맞은 시점은 올해 3월 30일이었다.

NYT는 "관련 연구결과 백신은 위중증을 막는데 강력한 효과가 있고,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확진 후 현재까지 경미한 증상만 보인다"고 전하면서도 백신이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최신 변이들에선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가 급격하고 빠르게 줄어든다"면서 "대통령의 경우 4개월전 맞은 부스터샷의 감염 예방 효과 대부분이 사라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위중증과 사망을 줄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염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했다.

실제, 백신은 코로나19 원종 바이러스와 델타 변이 등에는 충분한 효력을 발휘했으나, 작년말 새롭게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에선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로 지금까지 나온 각종 변이 중 전염성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는 BA.5가 급격히 확산해 신규 확진사례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BA.5는 감염이나 백신으로 생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미 정부는 두번째 부스터샷(4차접종)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오미크론 하위 변위를 겨냥한 '맞춤형 백신' 개발을 권고했으나 "제때 공급될 수 있을지, 또다시 바이러스가 진화하지 않을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례는 개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최대한 감염 시점을 늦추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점을 방증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예컨대 2020년 10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당시에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이고 치료수단도 극히 제한돼 있었기에 메릴랜드주 소재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긴급이송돼야 했다.

반면, 약 2년 뒤인 이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도 그때만큼 큰 우려를 자아내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작년 8월 이미 백신접종을 마쳤고, 다양한 치료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늦게 감염될수록 더 나은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여태 감염을 피한 덕분에 바이든은 위중증과 사망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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