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들이 잇달아 ‘공부 모임’을 열어가는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및 내각 주요 인사들을 초빙하는 등 세(勢) 결집을 꾀하고 나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의원은 오는 27일 자신이 주도하는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4차 모임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대북정책의 모색’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안 의원도 지난 12일 연 첫 민·당·정(民·黨·政) 토론회에서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토론자로 초대하는 등 주요 인사들과의 스킨쉽을 늘리고 있다. 안 의원은 20일에도 2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경제2분과 인수위원이었던 유웅환 박사를 발제자로 내세우며 차기 당권을 향한 잰걸음에 나섰다.

특히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사석에서 ‘형’으로 통하는 권 장관을 끌어드리며 윤심(尹心) 챙기기에 나섰다. 권 장관은 윤 대통령 대학 및 검찰 선배로, 학창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같이한 43년 지기다.

권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가 ‘김종인 체제’ 해체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긴급 투입돼 안정적 관리를 이끌며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과는 서울대 법대 77학번, 사법연수원 15기 동기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의원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내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 경력을 십분 활용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 7개 분과 소속 위원 전원과 돌아가며 오찬을 함께 하는 등 현재 내각 등 요직을 차지한 이들과의 인연을 재점검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20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 자신의 모임을 ‘인수위 2기’로 지칭하며 현 정부와의 연결 고리를 부각시키는 등 윤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당정 간 채널을 맞춘다는 시그널을 담은 것으로, 윤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차기 당권을 획득하려는 경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심을 얻기 위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룹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등 발빠른 세력 확장에 나섰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도 김 의원과 장제원 의원과의 관계를 ‘김·장(金·張) 연대’, 안 의원과 장 의원과의 관계를 ‘안·장(安·張) 연대’라고 지칭하며 ‘원조 윤핵관’인 장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에 직접 도전할 것으로 보이면서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속내도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현재의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비판적이지만, 안 의원은 일단 ‘권성동 원톱체제’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차기 당권 장악을 누가 할 것인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당내 친윤(親尹)계를 업느냐가 중요하므로 향후 당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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