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이춘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두 개의 큰 주다.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2021년 기준 3961만3493명, 경제력은 3.36조 달러로 각각 미국 제1위였다. 같은 해 텍사스는 인구 2973만311명, 경제력은 1.99조 달러로 각각 미국 제2위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제력은 세계 5위인 영국보다 막강하며 텍사스의 경제력은 세계 9위인 브라질과 거의 같다. 이처럼 인구와 경제력이 웬만한 대국을 능가하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는 오늘날 미국의 분열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주들이기도 하다. 미국 사람들은 공화당 주를 레드 스테이트( Red States;붉은 주들), 민주당 주를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s:푸른 주들)이라고 부르는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각 각 공화당 민주당의 상징이자 아성이다.

16대 링컨 대통령이 만든 미국 공화당의 정치적 모토는 "인간을 자유롭게"(Make Man Free)다. 그러니 당연히 국가는 국민의 삶에 최소한의 간섭만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화당은 가능한 한 세금을 적게 걷어들이려 하며 국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일하기를 원한다. 반면 민주당은 연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큰 정부를 강조한다. 국가와 정부가 국민 생활을 책임져 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 생활을 규제하고자 한다. 지난 3월 무렵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 코로나19 질병 관련 규제를 모두 없앤 주가 31개 주였고 나머지 19개 주는 규제가 남아 있었다. 그 19개 주가 모두 민주당 주였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도 없다.

결국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 혁신(나는 사회주의를 진보라고 말하는데 반대한다) 대 보수의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그 싸움이 미국 국민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소련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미국은 IT 산업으로 세계를 완전 석권했고 그 중심에는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가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책은 대기업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마저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만들었다. 테슬라, 오라클(Oracle), 휴렛 패커드(HP) 등이 본사를 텍사스로 옮겼다. 현재 미국 IT 산업의 1위는 오스틴에 있는 실리콘 힐이며 2위는 달라스다. 실리콘 밸리는 3위로 밀렸다. 텍사스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캘리포니아는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드는 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인간들은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한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공산진영에서 자유진영으로,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의 인구 이동은 어느 체제가 우수한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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