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2030 여성의 남성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에 한 남성 국가대표 스포츠 선수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여성시대는 2030 여성이 주 이용층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글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남성 스포츠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글에 여성시대 이용 여성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들이었다.

이 글에 남겨진 대다수의 댓글은 해당 선수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조롱 그리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성희롱적 모욕이었다. 도대체 이 선수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많은 여성 네티즌들이 이렇게 분노한 것일까?

놀랍게도 이 남성 스포츠선수는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범죄의 피해자였다. 얼마 전 이 선수는 일명 ‘몸캠 피싱’이라고 불리는 범죄에 당해 그의 은밀한 영상이 불법적인 경로로 유출돼 곤혹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불법 성착취물의 피해자란 소리다.

그럼에도 다수의 여성시대 이용 여성 네티즌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직도 내 갤러리엔 니 영상이 ㅎㅎ", "잘 나가서 더 짜증나네", "한남이 승승장구하는거 보기 싫다" 등 피해자인 남성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댓글을 남겼다. 입에 담기도 힘든 상당수의 더러운 댓글들은 제외했음에도, 그 악의가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이들은 평소 여성 몰카 범죄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주장했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러한 행태가 더욱더 모순적인 남성혐오로 비춰졌다. 더 웃긴 것은 이들이 피해자를 조롱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가해행위가 여성 인권을 위한다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하며 지금까지도 피해자를 조롱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갔음에도 대다수의 언론과 정치인들은 여성이 피해자였던 N번방 사건과는 다르게 그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성별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응이 이렇게나 다르니 현재 대한민국이 남성 역차별 국가라고 불리는 것이다.

해결방안은 이미 나와 있다. 남성혐오 범죄를 자행하는 자들을 여성혐오를 자행했던 자들과 마찬가지로 처벌하고 남성혐오 범죄 예방을 위해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난 대선 최우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역시 요원(遙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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