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지구촌을 덮친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알려진 금이 오히려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수십 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지구촌을 덮친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알려진 금이 오히려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통상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인기가 높은 금의 가격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십 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지구촌을 덮친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알려진 금이 오히려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월물 기준으로 금 선물은 7월 들어 4.4% 떨어진 온스당 1727.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월간 기준으로 금 선물 가격은 4개월 연속 하락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최장기 하락세다.

많은 투자자들은 금이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올해 들어 금 선물 가격은 5.5% 떨어진 상태다. 지난주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금 선물가격이 내년 6월까지 온스당 165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금이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안전자산으로서 금과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달러 초강세를 유발한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금 가격뿐 아니라 금 채굴회사의 주가도 하락 중이다. 반에크 금광주 상장지수펀드(ETF)는 7월에만 7.2% 떨어졌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금광회사 배릭 골드와 뉴몬트는 각각 13%, 1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7% 반등했다는 점에서 유독 금 관련주가 부진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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