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체스 로봇이 지난 주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체스경기 중 7살짜리 소년의 손가락을 부러뜨렸다. /유튜브 캡처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체스 로봇이 지난 주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체스경기 중 7살짜리 소년의 손가락을 부러뜨렸다. /유튜브 캡처

영국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제 체스대회(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체스 로봇’이 대국하던 7세 소년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19일 국제체스포럼 모스크바 오픈 대회 때의 일이다. ‘로봇의 공격’은 일반적으로 사람 실수거나 로봇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지만, 앞으로 피할 수 없는 ‘로봇과의 공생’을 위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문제를 새삼 일깨운다.

트위터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소년이 재빠르게 말을 옮기자 로봇이 달려들듯 소년의 손가락을 낚아챈다. 몇 초 동안 로봇은 소년의 손을 움켜쥐었고, 성인 4명이 달려들어 아이의 손가락을 빼냈지만 골절을 면치 못했다. 모스크바 체스연맹의 세르게이 라자레프 회장은 "로봇이 아이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것은 나쁜 짓"이라면서도, "로봇에게 응답 시간을 줘야 하는데 소년이 서둘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안전수칙(체스말을 옮기기 전 충분히 기다릴 것)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어 로봇이 이미 많은 대국을 치렀지만 한 번도 사고를 일으킨 적 없다고 부연했다. 소년은 20일 대회 마지막 날까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대국을 치룬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의 부모가 현지 검찰에 연락한 상태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오류"라고 대회 주최측이 주장하지만, "아이들에게 분명히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15년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1명이 산업용 로봇에 의해 사망한다.

1979년 포드의 미시간 생산라인에서 1t 로봇의 팔에 짓눌려 한명이 죽었으며, 독일 폭스바겐 공장에선 2015년 로봇과 작업 도중 22세 계약직 근로자가 숨졌다. 미국에선 의료수술에 사용된 로봇이 2008~2013년 발생한 144명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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