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수평+별동 증축 형태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문정시영아파트 조감도.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수평+별동 증축 형태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문정시영아파트 조감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조합원이 얻은 개발이익이 1인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 아파트의 과도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법에 따라 부과되는 부담금을 말하는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대표적인 재건축 부담금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전국 63개 단지, 3만3800여 가구에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된 상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6년 법률로 제정된 뒤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2017년까지 유예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이를 부활시켜 2020년부터 부담금 부과 절차에 들어갔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분양가 상한제, 안전진단, 용적률 규제와 함께 정비사업의 4대 규제로 꼽힌다. 과도한 부담금이 재건축을 통한 도심 주택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실현 이익에 과도한 부담금을 부과해 도심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대못’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달 둘째주에 발표할 ‘250만 가구+α 공급방안’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관련한 규제 완화 방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정비업계에서는 규제 완화 방안으로 초과이익 환수 면제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행 3000만원인 면제 기준을 최대 1억원으로 올려 부과 대상을 줄이는 것이다. 부담금 부과 개시일을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일에서 조합설립 인가일로 변경해 장기간 사업 추진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도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1주택 장기 보유자는 부담금을 감면해주고, 부담금 납부를 미뤄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규제를 완화하려면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해 국회 통과는 미지수인 상태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이 용산구로부터 부담금 예정액으로 1인당 7억7000만원을 통보받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20일 용산구에 한강맨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으로 1인당 7억7000만원을 통보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7㎡가 지난 4월 최고가인 38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할 때 시세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으로는 역대 최고 규모다. 그동안 부담금 예정액이 가장 컸던 성동구 성수동 성수장미의 5억원보다 2억7000만원이나 많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4억200만원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일 기준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를 기록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0.05%였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의 하락폭이 컸다. 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중순부터 단 한 차례도 상승하지 못하고 보합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인 것이다.

반면 리모델링은 최근 재건축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시장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지 않고,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도 절반 밖에 걸리지 않지만 수익성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리모델링은 재건축 대비 상대적으로 사업절차가 간단하고, 공기도 짧다.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만 지나면 가능하다. 여기에 안전진단 등급도 재건축은 D등급 이하가 요구되지만 리모델링은 B등급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재건축 부담금이 없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올해 5월 기준 124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37개 단지였던 것과 비교하면 3.3배나 늘어난 것이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실질적인 공사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집중하고, SK에코플랜트·한화건설·코오롱글로벌·호반건설 등이 올해 처음 리모델링 사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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