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터빈 1기 가동 중단...獨, 관리비 미납 세입자 보호 추진

25일(현지시간) 독일 링엔의 엠슬란트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독일 정치권은 연말까지 가동중단 예정인 엠슬란트와 네카르베스트하임 2호, 이자르 2호 등 남은 원전 3기의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EPA=연합
25일(현지시간) 독일 링엔의 엠슬란트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독일 정치권은 연말까지 가동중단 예정인 엠슬란트와 네카르베스트하임 2호, 이자르 2호 등 남은 원전 3기의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EPA=연합

독일의 에너지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또 다른 터빈을 ‘엔진의 기술적 상태’ 때문에 가동 중단한다고 25일(현지 시각) 밝혔다.

가스 공급이 열흘 간 끊겼다 40%만 재개된 지 나흘 만에 다시 20%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독일뿐 아니라,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해온 유럽 대부분 국가들의 고민이 깊어간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정기 수리까지의 가동 기한이 끝남에 따라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위한)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의 지멘스제 가스관 터빈 엔진 또 하나의 가동을 멈춘다"고 알렸다.

"모스크바 시간 기준 27일 오전 7시부터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의 하루 가스운송량이 현재(하루 6700만㎥)의 절반인 하루 3300만㎥(전체 용량의 20%)까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에서 가동되는 2개의 터빈 중 하나를 가동 중단시키고 하나만 남기겠다는 것이다.

가스프롬은 지난달 16일부터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가스관 터빈 반환 지연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독일행 천연가스 공급량을 가스관 용량의 40%까지 축소했다.

가스관 터빈 수리를 맡은 독일 지멘스가 이를 캐나다 전문 업체에 맡겼고, 캐나다 정부의 ‘對러 제재’ 명분 때문에 터빈 반환이 미뤄지자 러시아가 공급 축소에 나선 것이다. 결국 9일 해당 가스관 터빈에 대해 캐나다 정부는 예외적 제재 면제를 허용했지만,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수송량이 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 감축에 대비해 내년 봄까지 가스 사용의 15% 감축을 회원국에 제안했으나, 각국 사정이 저마다 여의치 않다. 스페인·포르투갈·그리스 등은 독일을 배려하고자 자국민에게 부당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게 유리한 상황임을 지적한다. "차라리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면 모를까, 가스유입량이 자꾸 흔들리면 러시아가 시장 조종과 지정학적 최적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가스비 또는 전기료 급등으로 인한 관리비 추가납부액·분할납부액 감당이 어려운 세입자들을 위해 월세계약 해지를 일정기간 금하는 방안을 독일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SPD)이 추진 중이다. ‘계약해지 금지기간 6개월’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월세나 관리비를 받지 못하면서 계약해지도 못할 집주인들에겐 무이자 대출을 해줄 예정이다. 독일 가구의 내년 가스비 청구액은 최소 3배로 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반영되기 전 상태인데 가스비 청구액은 이미 2배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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