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단체 ‘북진’ 등 26일 통일운동가들과 기자회견
“평범한 공무원들이 저지른 끔찍한 악행, 아이히만 떠올라”
“5천만이 아닌 8천만 국민이 상식되길 바라며 단식 할 것”
“책임 전면적으로 조사, 역사에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야”
“북한 추종해 벌어진 일이라면 반역, 거짓에 속았다면 무능”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재연 퍼포먼스' 중인 청년들. /청년단체 북진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재연 퍼포먼스' 중인 청년들. /청년단체 북진

지난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정부시절 강제북송을 당한 탈북어민 청년들이 겪었을 고통을 전하는 재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습니다”를 외치는 청년의 입을 막고, 안대를 씌우고, 포승줄로 손을 묶은 공무원들의 행태가 재연됐다. 안대를 벗겼을 때 청년이 이곳이 자유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고문받고 사형 당할 북한으로 가는 길임을 알고 좌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강제북송 재연 퍼포먼스’를 진행한 곳은 청년단체 ‘북진’으로, 이들은 26일 오전 11시30분부터 국회 앞에서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올인모(올바른 북한인권법과 통일을 위한 시민모임)와 함께 “강제북송의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퍼포먼스를 함께 실행한 것이다. 

주로 대학생과 청년들이 발언하고 통일운동가들이 화답하는 형태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 박선영 전 국회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춘삼 교수, 인지연 변호사, 김석우 전 통일부차관 등이 함께 참석했다. 

26일 기자회견 참석자들. /청년단체 북진
26일 기자회견 참석자들. /청년단체 북진

이날 퍼포먼스를 주도한 청년단체 북진 김광수(31) 대표는 “평범한 공무원들이 끔직한 악행을 저지른 ‘탈북어민 강제북송’의 비극을 보며 아이히만(독일 나치 친위대 유대인 학살의 실무 총책임자)이 떠오른다”며 “생각하지 않고 상급자의 명령에 그저 복종한 공무원들이 그나마 용서받는 길은 강제북송의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초등학생에게 우리나라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그 어느 학생도 38선 이남의 대한민국만을 그리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국민은 5천만 명이라는 생각에 갇혀있다”며 “이제는 한반도 전역이 대한민국인 것처럼, 5천만의 국민이 아니라 8천만의 국민이 상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학생수호연합 이명준(29) 수석대변인은 “6.25 전쟁 중 석방한 반공포로에게도 국가를 선택할 기회를 주었던 대한민국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한 우리 국민을 북송 살인했다”며 “책임을 전면적으로 조사해, 대한민국의 역사에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고 외쳤다.

성채린(27,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과) 학생은 “대한민국은 생명의 존엄을 보호하는 자랑스러운 국가라고 믿었다”며 “강아지와 고양이의 학대를 법으로 금지한 국가에서 강제북송이라는 친북정치행위가 일어난 것은 비극”이라고 전했다. 

강유화(30,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과) 학생은 “윤석열 정부는 강제북송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민국은 한때 김일성을 추종했던 당신들의 잘못을 한 번 눈감아 주었고, 속아주었다. 강제북송, 아직도 북한을 추종해서 벌어진 일이라면 그것은 반역이고, 북한의 거짓말에 속아서 생긴 일이라면 무능이다. 국민은 반역도 무능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