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야당 인사들의 입에서 또 습관처럼 ‘탄핵’이 오르내리고 있다. 더 나아가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몰려가 시위까지 벌였는데, 경찰국 신설에 반발한 경찰 지휘부의 집단행동을 강력하게 비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취임 2개월 남짓의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탄핵을 들먹이며 겁박한 것이다. 참으로 무례하고 오만한 야당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김민석 의원은 지난 14일 SNS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 또 한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며 본인의 이름 알리기에 나섰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를 들먹이고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라며 여전한 민주당식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였다.

허니문 기간조차 얻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이지만 정권 초인만큼 대통령 탄핵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무위원인 이상민 장관의 탄핵은 169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만으로도 가능하다. 재적의원 3분의 1이 발의해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되는데, 혹시라도 정권 초기에 국무위원의 탄핵을 막지 못한다면 향후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는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다.

민주당에서 꼼수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이 SNS에 "확신범 이상민"이라는 글을 올리며 불을 지피는 장관 탄핵 몰이에 민주당 지도부 역시 가세하고 있다. 와중에 여당 인사도 포함되어있는데 국민의당 출신으로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이 된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이다. 그 역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명을 요구하며 여당 소속이기를 거부하고 있다지만, 국민이 국민의당에 보내준 표로 비례대표 의원이 되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미 헌법에 규정된 탄핵 사유에 해당되는 잘못을 저지르면 대통령까지 탄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각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와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이 내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 두 번의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각’과 정치적 ‘탄핵’이라는 전혀 다른 결과였음에도 ‘탄핵’이라는 소용돌이가 불러온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나 갈등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마디의 말과 한걸음의 행보에도 무게감이 실리는 정치인들이 일단 때리고 보자는 식으로 내뱉는 ‘탄핵’이라는 두 글자가 고단한 민생을 위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불가능한 탄핵 몰이보다는 최근의 선거 연패를 곱씹으며 야당 스스로가 반성과 성찰에 집중하길 바란다. 어느 정도 상식적인 수준이 되어야 민생을 위한 협치도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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