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우파 김치녀]
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우파 김치녀]
  • 강지연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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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들 싫어요. 여자는 남자한테 잘 보이고, 남자는 여자한테 잘 보이고… 원래 그런 거 아니예요?

-세월호 불쌍하지만, 이후 과정은 과도. 특혜 많이 받았죠. 과도한 걸 과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세상

-일찍 결혼한 친구들 보니까 전업주부가 제일 행복해 보여요. 맞벌이 친구는 사는 게 안쓰럽던데요

여대생들

1992년생(만 27세). 서울 출생, 일산 거주. 수도권 소재 예술전문대학에서 디자인 전공. <청년자유연합>(이름이 많은 걸 말해주는 듯!)이라는 페북 모임에서 우파 정치성향을 해소하는, 정치에 관심 많은 웹 디자이너. 편의상 N으로 칭함.

나 : 안티페미니스트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N : 맞아요. 첨엔 페미니즘에 관심 자체가 없었는데, 강남역 사건 때부터 알게 됐어요. 근데 눈에 띄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냥 싫었어요. 강남역 사건에서 유가족들이 우린 이런 거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도 페미들이 ‘너희는 왈가왈부 하지마라, 이건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운동이다’라고 했던 게 기억나요. ‘아, 이건 추모가 아니라 수단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나 : 페미는 왜 싫어하세요?

N : 전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남자들한테 잘 보이는 것도 좋아해요. 나랑 잘 안 맞는 이념, 안 맞는 집단이예요.

◇“나 오늘 00오빠에게 잘 보이려고 완전 이쁘게 하고 왔어”

나 : 남자들한테 잘 보이고 싶다고요? 페미들이 극혐하는 표현인데요?

N : 우리 이런 말 자주 하는데요? “나 오늘 OO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완전 이쁘게 하고 왔어” 이러면 “맞아. 우리 완전 잘 보여야 돼” 이래요. 여자는 남자한테 잘 보이고, 남자는 여자한테 잘 보이고… 원래 그런 거 아니예요?

나 : <청년자유연합>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됐나요?

N : 아는 남동생이 ‘누나도 조금 그런 거 같다’며 권유하더라구요. 술자리 가지면서 정치 얘기도 많이 하고 저랑 성향이 맞아서 좋더라구요.

나 : 20대 여성 우파가 흔치는 않은데?

N : 정치를 깊이 알진 못 하지만 관심은 많아요. 아빠가 강성 보수우파세요. TV나 신문 보면서 정치 얘기 많이 하세요. 식탁에서 그런 얘기 많이 듣고 자랐어요. 엄마는 투표에서 누구 뽑았는지 절대 얘기 안 하세요. 안희정에 대해서 ‘우리 충청도에서 인물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고 딱 한 번 말씀하신 적 있어요.

나 : 아빠랑 사이가 좋으세요? 만약 아빠를 싫어한다면 아빠가 좋아하는 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싫을 것 같은데…

N : 대학 졸업하기 전에는 아빠 싫어했어요. 아빠가 엄청 가부장적이시거든요. 근데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 하면서 아빠를 이해하게 됐어요. 아빠도 힘드셨겠구나, 아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정적으로 스물 세 살 때인가? 새해 첫 날 친구들이랑 술 먹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하셔서 “나 때문에 너희들 고생만 시킨 것 같다. 미안하다”고 울먹이셨어요. 그 때 이후로 아빠랑 술 마시면서 정치 얘기 많이 하고 지금은 완전 친해졌어요.

나 : ‘박근혜 대 문재인’ 선거에서 누구 뽑으셨어요?

N : 남친이랑 놀러가서 투표 못 했어요. 근데 투표 했으면 문재인 뽑았을 것 같아요.

나 : 왜요?

N : 잘 몰라서. 그때 정치에 지금처럼 관심이 없었거든요. 사람 좋아 보여서, 서민 얘기 많이 해서, 그리고 포퓰리즘 정책에 혹했을 거 같아요.

나 : 언제부터 우파 또는 자유한국당 지지자가 됐나요?

N :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나 : 뭔가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생각나는 거 없나요?

N : 정말 없는데 … 아, 세월호 때 학을 뗀 건 기억나요. 정말 제일 싫었어요! 사건 당시에는 저도 많이 울었어요. 희생자 애들이 제 남동생 나이였거든요. 그런데 너무 박근혜 탓만 하는 거 보니까 ‘왜 저래?’ 싶더라구요. 지금은 세월호 사건은 근본적으로 ‘교통사고’라고 생각해요.

◇세월호, 남들의 고통 이용해서 관심받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나 : 어떤 점이 그렇게 싫었나요?

N : 박근혜가 당시 올림머리를 했니, 안 했니 물고 늘어지는 걸 보면서 ‘저 사람들은 이 사건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직까지 노란리본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페미니스트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남들의 고통을 이용해서 이슈를 만들고 관심받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나 : 이런 얘기를 다른 자리에서도 하시나요?

N : 딴 데서는 안 해요. ‘너는 죽은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할 게 뻔하니까요. 나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 과정은 ‘과도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특혜 많이 받았죠. 과도한 걸 과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런 세상이 답답해요.

나 : 홍준표 뽑았다고도 말 못 하시나요?

N : 그건 말 해요. 그러면 ‘헉! 왜 뽑았어? 그 사람 돼지발정제 아니야?’라는 반응이 나오죠. 그러면 저는 ‘너는 왜 문재인 뽑았는데?’라고 물어보는데 십중팔구 대답을 못해요. 그냥 “근데 홍준표는 좀 이상한 사람 아냐? 말도 막하고… 꼰대 아냐?” 정작 내 질문엔 대답을 안 해요.

제 생각엔 문재인은 가장 정상적으로 보여서 뽑힌 것 같아요. 저도 관심 없었으면 문재인 뽑았을 것 같아요. 지금도 보수 쪽엔 참 인물 없다 생각해요.

나 : 그나마 좋아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N : 이준석이요. 홍준표의 젊고 잘 생긴 버전 같아요.

나 : (푸학) 그 얘기 들으면 이준석이 엄청 싫어할 것 같은데요?

N : 자기 할말을 소신있게 하는 게 홍준표랑 비슷해요. 그리고 논리도 합리적이예요. 젊어서 그런지 시대 흐름을 잘 읽는 거 같아요. 보수인데도 세련됐어요. 그리고 ‘페미학살자’란 별명 너무 맘에 들어요. 토론도 잘 하구요. 이준석이 토론하는 거 들으면 재밌어요. 근데 자유한국당은 전반적으로 토론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보수 쪽에서도 토론 잘 하고 젊고 잘생긴 스타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 : 홍정욱 같은?

N : 잘 몰라요. 그 분은 정치인이라기 보단 기업인 같은데요.

나 : N씨는 3~4년 전부터 노란리본이스트,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보수가 되신 거네요?

N : 네. 보수에 관심을 갖고 보니까 대북 정책, 친기업 정책 다 맘에 들었어요. SNS와 인터넷 발달했으니까 관심 갖고 찾아보니 다 찾아지더라구요.

나 : 대기업이 중소기업 죽인다는 말도 많잖아요

N : 하지만 대기업이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 살리잖아요. 대기업 욕하면서 왜 다 대기업 들어가려 하는지 웃겨요.

◇“대기업 욕하면서 왜 다 대기업 들어가려하는지 웃겨요.”

나 : 부모님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어떤 계층인가요?

N : 딱 중간 정도. 집 한 채 있고, 제가 지금 사는 집도 전세고, 20대 여성 평균임금보다 아주 조금 더 받는 정도? 시집갈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것 같아요.

나 : 남자가 집 안 해오면 어떡하실래요?

N : 전 싫어요. (이하 직전 포스팅 참고)

나 : 탈김치녀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N : 맞아요. 저 김치녀예요. 과도한 시댁 봉양 같은 거 용납 안 할 거예요. 그래서 남편을 잘 만나야 해요. 남편 잘 만나면 다 해결돼요.

나 :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고, 여자가 남자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N : 남자는 돈, 여자는 집안일이요. 어머, 나 꼰대 같네요. 근데 솔직히 그게 여자한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나 : 왜 그게 젤 좋다고 생각하세요?

N : 일찍 결혼한 친구들 보니까 하던 일 관두고 집에서 전업주부하는 친구가 제일 행복해 보여요. 맞벌이 친구는 사는 게 안쓰러워요.

나 : 일 하는 게 좋아서 맞벌이하는 친구는 없나요?

N : 없어요! 다들 둘이 벌지 않으면 집 사고 차 유지할 수가 없으니까 맞벌이하는 거예요. 그러고보니 저 너무 자본주의적이네요. 근데 그게 서로한테 제일 편한 거 아닌가요? 그게 왜 잘못됐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나 : 근데 손등에 문신을 하셨네요? 남자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

N : 그걸 왜 신경써요.

나 : 아까 남자들한테 잘 보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N : 잘 꾸미는 나, 남자한테 잘 보이고 싶은 나, 문신한 나를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면 되죠.

나 : 그래도 담배 피우는 여자 싫다고 말하는 남자는 없지만, 그걸 좋아하는 남자도 없잖아요. 그리고 어른들도 싫어할 것 같은데?

N : 패션 문신인데도요? 제 친구 10명 중 5명은 문신 있어요. 오히려 문신 없다고 하면 더 놀라요. “너 문신 없어? 대박! 한 군데도?” 해요. 동네마다 타투샵이 다 있고 문신 인식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저야말로 놀랍네요.

◇애교, 여우짓도 다 자기관리

그룹 트와이스의 사나(왼쪽)와 쯔위. 사진=연합뉴스
그룹 트와이스의 사나(왼쪽)와 쯔위. 사진=연합뉴스

나 : 원래 내숭을 안 떠시나요?

N : 떨어요. 남자 앞에서만. 근데 잘 안 떨긴 해요. 시간이 갈수록 본모습이 나오니까 첨에 내숭을 덜 부려야 나중이 편해요. 애교, 여우짓 다 자기관리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다 괜찮아요.

나 : 결혼은 하실 거라고 했고, 애기도 낳으실 거죠?

N : 애는 안 낳고 싶어요. 전에 프랑스 갈 때 14시간 동안 비행기 탔는데 애가 계속 울었어요. 미칠 것 같았어요. 저 애엄마는 얼마나 미칠 것 같을까 생각하니까 애 낳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도 커요. 때리면 어떡하지? 물건 집어던지면 어떡하지? 이런 거요.

나 : 출산 관련해서 경제적 두려움이 더 큰가요, 심리적 두려움이 큰가요?

N : 심리적 두려움이 더 큰 것 같아요. 내 인생이 없어질 것 같아요.

나 : 근데 애기가 있어야 결혼이 잘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요?

N : 전 그렇게 자존감이 없진 않아요.

나 : 근데 내 남자가 잘난 남자면 다른 여자가 내 남자를 채가기 위해 아이를 가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지 않을까요? 임신공격 같은 거요.

N : 임신공격이요? 그건 남자가 여자한테 하는 거죠. 군대 갈 때 고무신 거꾸로 신지 못하게 하려고 임신시키는 게 임신공격이죠.

나 : (깜놀) 우리 땐 잘 나가는 남자 잡으려고 남자 몰래 임신하는 게 임신공격이었는데… 임신공격 뜻이 바뀐 걸 보니 20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우위라는 느낌이 드네요.

N : 맞아요. 지금은 여성이 우위예요. 근데 여기서 어떻게 더 우위에 서야 한다는 건지 그래서 페미들이 이해가 안 가요.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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