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 미군카투사 4만3808명 이름 새긴 워싱턴 '추모의 벽' 준공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설치된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특별 행사에서 시민들이 ‘추모의 벽’을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연합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설치된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특별 행사에서 시민들이 ‘추모의 벽’을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군·카투사(KATUSA) 등 한국전쟁 전사자 4만380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공개됐다. 생생한 표정의 19개 무장 병사 동상과 감동적 헌사로 눈길을 끌어 온 이곳에 또 하나의 의미가 더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페이스북에서 "국가가 누구를 기억하는지에 따라 국가의 품격이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진정한 영웅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자유와 평화를 지키며 번영을 이루어낼 것", "자유 가치를 굳건한 동맹으로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포고문을 내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및 정전협정 기념일로 선포하면서, 한미관계가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토대였으며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오늘날 한국은 강력한 동맹이자 글로벌 혁신센터,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임을 확인하는 한편, 한국전쟁에 대해 "북한 궁극적으로 중국의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한 전쟁"이라는 역사해석을 적시했다.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따로 담진 않았다.

‘추모의 벽’ 준공식은 조태용 주미대사,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아미 베라 하원의원 등 한미 국방 분야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이 기념식에서 "오늘 처음으로 여러분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한다. 여러분은 큰 희생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여러분과 함께 늙어 갈 기회를 잃었다"며 전사자들에게 감사와 애도를 표했다.

박 보훈처장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포화 속으로 뛰어든 영웅들의 헌신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조 주미대사는 "자유란 공짜가 아니다. 소중한 여러분 가족들의 희생 덕분에 한국은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이뤘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대변한 발언들이다.

미군 3만 6634명과 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각인된 ‘추모의 벽’은 한국 정부로부터 총 사업비 287억 원 지원과 함께 양국의 다양한 성금으로 실현됐다. 작년 5월 착공식을 가진 지 14개월 만에 완성, 한국전쟁 정전협정일 7월 27일(워싱턴DC 현지시간)을 기해 준공식을 거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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