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포병사격 훈련하는 육군. /연합
강원도에서 포병사격 훈련하는 육군. /연합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과 9·19 군사합의 체결 후 가동을 중단한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 근처 마차진사격장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운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육군이 마차진사격장을 다음 달 재가동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차진사격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15만 발 사격이 이뤄진 군 최대 규모의 대공사격훈련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9·19합의문에 근거해 이 사격장을 폐쇄했다. 이곳이 동부전선 무인기 비행금지구역(15km 이내)에 포함된다며 훈련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다. 대공사격훈련에 필요한 표적기를 날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군사작전 용도가 아닌 표적기를 비행이 금지된 ‘무인기’로 판단하는 등 당시 정부가 북한을 지나치게 의식해 9·19합의를 스스로 확대 해석했다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제기됐다. 9·19합의문은 포사격 금지구역을 MDL 5km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마차진사격장은 MDL로부터 11km 떨어져 있어 금지구역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마차진사격장 재가동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대북 기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마차진사격장은 9·19 군사합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그곳에서 훈련을 중단했다"며 "합의 위반도 아니므로 재가동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일단 9·19합의를 당장 파기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경지역 내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9·19합의 목적이 일부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 다만 향후 북한의 합의 위반 행위나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이 있을 경우 이 합의를 유지할지 전면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행 여부가 합의 유지의 변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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