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의 실험실 모듈 ‘원톈’(問天)을 탑재한 창정5 야오-3호 로켓이 24일 하이난성 원창 우주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톈궁은 핵심모듈 ‘톈허’(天和)와 두 개의 실험실 모듈로 이뤄진다. 지난해 4월 톈허가 발사됐으며, 또 다른 실험실 모듈 ‘멍톈’(夢天)이 10월 발사될 예정이다. /AFP=연합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의 실험실 모듈 ‘원톈’(問天)을 탑재한 창정5 야오-3호 로켓이 24일 하이난성 원창 우주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톈궁은 핵심모듈 ‘톈허’(天和)와 두 개의 실험실 모듈로 이뤄진다. 지난해 4월 톈허가 발사됐으며, 또 다른 실험실 모듈 ‘멍톈’(夢天)이 10월 발사될 예정이다. /AFP=연합

러시아가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탈퇴해 독자적인 우주 정거장을 구축할 의사를 밝혔다. 국제 역학이 ‘신냉전’ 구도로 치닫는 가운데 ‘우주 패권전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신임 사장이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행한 보고에서 "ISS 탈퇴 결정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 2024년쯤 러시아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ISS의 노후화를 이유로 정거장 운용 계약이 종료될 2024년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하며, 2030년까지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해왔다. 이번 발표가 그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성 조치란 지적도 있다.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우주산업 분야도 포함됐다. 제재가 철회돼야만 ISS 운영 연장을 논할 수 있다는 게 러시아 측 입장이다.

러시아의 협력이 실제로 중단되면 ISS 운영 차질은 불가피하다. 1998년 11월 러시아가 우주정거장 전체 구조물의 일부분인 자랴(Zarys) 모듈을 발사하면서 본격화된 ISS 프로젝트는 2000년 이후 미국·러시아·캐나다·일본·유럽 등 16개국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협력 개발사업이다. 러시아가 우주화물선인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주기적으로 분사해 ISS의 고도 유지를, 미국은 ISS의 전력공급과 생명유지장치 운영을 전담한다. 현재 ISS엔 러시아인 3명·미국인 3명·이탈리아인 1명 등 총 7명의 우주인이 머물고 있다.

‘탈냉전시대’ 국제협력의 상징이었던 ISS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각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구축에 경쟁적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을 본격 진행 중이다. 드디어 25일 오전 3시13분(현지시간) 톈궁(天宮) 우주정거장의 실험 모듈인 원톈(問天)이 핵심 모듈 톈허(天河)와 도킹했으며, 10시3분 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 비행사 3명이 원톈 진입에 성공했다.

중국 당국은 핵심 모듈인 톈허를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의 실험실 모듈을 결합시켜 우주정거장 톈궁을 구축할 계획이다. 즉 기본 골격은 갖추게 된 셈이다. 지난해 4월 톈허가 발사됐으며, 두 번째 실험실 모듈 멍톈(夢天)이 금년 10월 발사된다. 미국 등의 반대로 ISS 건설에서 제외된 중국은 일찍부터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최근 공산당 주도의 애국주의 열풍과 맞물려 중국 내 일반의 관심 또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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