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사고 폐지=8학군 부활 아냐"…현장선 "아전인수"
교육부 "자사고 폐지=8학군 부활 아냐"…현장선 "아전인수"
  • 김한솔 기자
  • 승인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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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9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이종덕 기자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로 이른바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입시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아전인수식 자료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강남 8학군 쏠림 전망은 과도한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일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 13곳 중 기준점수에 미달한 8곳의 지정취소를 예고했다. 이 가운데 7곳이 서울 강북 소재 학교다. 입시 현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낀 고교 진학 예정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이동하는 쏠림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서울 자사고 측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현재 서울의 일반고 배정 방식과 대입 기조를 보면 이른바 '강남 8학군' 부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지역 일반고 배정 방식을 보면 1단계에서 특정 지역에 전입을 하지 않아도 해당 지역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며 "그런데 타 학군 학교를 지원하는 비중(1단계 지원 비중)은 2016년 8%에서 2018년 7%로 줄었고 (타학군 학생의) 강남·서초 지역 지원도 4.1%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등 현 대입 방식과 고교내신 상대평가 체제를 감안하면 학생들이 특정 학군에 진입해 과도한 경쟁을 할 필요성도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자사고 정책과 강남 8학군 지역 선호 현상은 무관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 중학생 이하 학령인구는 꾸준히 감소했는데도 강남·서초지역은 늘 순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 선호현상은 매년 있었기 때문에 자사고 폐지 정책과 연결짓는 게 무리라는 해석이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와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자사고 재지정 평가 관련 기회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및 자사고 폐지 결정을 규탄하고 있다. 자사고 재지정 취소 학교는 8개 학교로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통과 기준 점수는 70점 이상으로 해당 점수에 미달한 학교는 자사고 지정취소가 예고, 이후 학교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에 대한 교육부 동의 절차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2019.7.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하지만 입시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통계·자료에 근거해 내놓은 교육부의 반박이 짜맞추기식 해석이라는 것이다.

입시전문가 A씨는 서울 일반고 배정 방식과 관련해 "서울 학생들이 1단계에서 타 학군 학교를 지망하지 않는 건 1단계에서 원하는 학교에 못 갔을 때 2단계 거주지 학교군 내 지망에서 원하지 않는 곳에 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아예 어렸을 때 특정 학군 내 학교 지망을 위해 해당 지역에 전입한 사례가 더 많다. 통계는 봤지만 현실은 보지 못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입시전문가 B씨는 현재 대입 방식에 따라 강남 8학군 유입 가능성이 낮다는 교육부의 해석에 대해 "자사고에 진학하려는 애들은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을텐데 이들 대학은 교과(내신)·비교과를 두루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 논술,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비중이 높다"며 "자사고가 다수 폐지된 상황에서 이런 전형에 대부분 대비할 수 있는 곳이 '강남 8학군' 내 학교이기 때문에 이동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게 강남·서초 전입 인구가 많았다는 반박에 대해 입시전문가 C씨는 "서울 자사고가 2013~2014년 첫 자사고 졸업생을 배출하고 입시실적도 알려졌다. 2015년 통계를 보면 강남·서초 지역으로 순이동(총전입-총전출)이 전년에 비해 3000명 가까이 줄었다"며 "이는 강남에 가지 않고 서울 자사고에서도 대입 실적이 나온다고 판단한 학생·학부모들이 자사고로 진학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되받았다.

그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사고 폐지 정책이 이슈화하고 실제로 자사고·일반고 동시선발 등 제도가 바뀌면서 강남 8학군 이동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2018년 다시 강남·서초지역 순이동이 늘어난 것을 보면 당시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 자사고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은 타 지역보다 (자사고가) 과다 개설돼 있다"며 "일반고는 우수한 학생이 (자사고에) 입도선매된 상태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많이 설립된 서울 자사고들이 과잉경쟁을 유발하고 일반고 교육에 지장을 주면서 상대적으로 교육기회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설립이 예고된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고교체제 개편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예정대로 올 하반기 중 설치되면 6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쯤 국민 여론 수렴 등을 비롯해 고교체제 개편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체제 개편은 고교학점제가 기본적이 축이 돼야 한다"며 "일반고도 미래사회 교육과정의 모델로서 건강한 기능과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khs911@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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