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위시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는 다소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위시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는 다소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

삼성전자의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견인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둔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성장동력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총 9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중 메모리 분야의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메모리 영업이익을 9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이 14조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64%의 이익이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것이다.

반도체 부문에 이어 스마트폰·네트워크 부문이 2조62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 1조600억원, TV·가전 3600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미뤄 메모리를 제외한 파운드리 등 다른 반도체 사업들도 약 1조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메모리반도체는 현재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스마트폰과 PC 등 IT 제품 수요의 위축,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대규모 시설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또 한국의 ‘칩4 동맹’ 가입 문제와 잇따른 중국의 압박 등 국제 정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2분기와 비교해 각각 5~10%, 8∼13%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 쏠려있는 사업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 3년 내로 파운드리의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공정 1세대 파운드리 양산·출하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2세대 공정도 개발 중이며,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파운드리 분야의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점유율 면에서는 아직 TSMC에 크게 밀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3.6%, 삼성은 16.3%에 그쳤다. 파운드리는 시설 투자와 첨단 공정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가 필요한데, 아직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야는 메모리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7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칩과 과학법’도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액공제를 최대 25%까지 해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파운드리의 성장이 지속되면 2025년에는 자체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수익성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면서 ""중장기 시장 전망과 고객사의 수요를 분석해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지난 28일 실적발표·컨퍼런스콜을 통해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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