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혼혈, 바이링구얼, 해외MBA, 178cm 다부진 체형···" 30일 TBS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상에 ‘정자 제공’을 신청하는 무수한 계정이 있다. /일본 트위터 캡처

최근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 정자 거래가 성행 중이라는 소식이다. "명문대·초일류기업·외모 상위", "A형·179cm" 등 학력·외모·연봉을 강조하는가 하면, "(내 정자로) 이미 35명 탄생"이라며 이력을 내세우기도 한다.

30일 일본의 주요 지상파 방송국 TBS에 따르면, ‘정자 제공’을 신청하는 계정이 무수히 많으며, 기증자는 ‘클라이언트’(의뢰인)로 불린다. 마치 정자 제공 측이 ‘(출산을) 의뢰’하는 듯한 명명이다.

최소 100명에게 자기 정자를 무상으로 제공해 태어난 아이가 50명 이상이라는 남성 A씨는 13년 전 불임으로 고민해 온 사람들을 돕고자 정자 기증을 시작했으며, 1000명이 태어나면 그만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적극 용인되진 않지만 현재 법·제도가 미비해 불임자들이 공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이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 하네다공항 근무의 30대 남성 B씨는 결혼 5년차 딩크족(의도적인 무자녀 부부)이다. 아내의 양해 하에 1년반 전부터 정자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고 싶진 않으나 자손은 남기고 싶어서"다. "특별히 잘못된 일이라곤 생각치 않는다", "저출산시대에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 않나" 등의 해명을 했다.

B씨에 따르면 "스스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 그래서 "충분한 면담을 거쳐 양육이 가능한 분, 책임질 수 있는 분에게만 제공한다."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정자 기증 대상을 찾아, 주로 교외 쇼핑몰에서 만난다.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채취한 정자를 전용 용기에 담아 전달하면 끝이다. 거래는 서면 아닌 구두로 진행되며 피차 개인신상 공개는 철저히 금지된다. B씨의 경우, 지금까지 부부 4쌍에게 총 13번 정자를 기증했다.

20대 후반 직장인 남성 C씨는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상대와 소통한다. 용기 구입 등 실비 명목으로 1회당 3000 엔(약 3만 원)을 받는다. C씨로부터 총 일곱번 정자를 구입, 지난해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재구매를 의뢰했다. 첫째아이와 동일한 유전자의 둘째를 원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온라인상에서의 개인 간 정자 거래가 불법은 아니다.

매년 약 1만 명의 아이들이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TBS는 현재 관련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무질서한 개별적 정자 거래의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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