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고 한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이 의원을 겨냥해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의원이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문자 받은 의원’ 등 해보자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반대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직격했다. 이에 이 의원 측은 "발언의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등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 등을 보내는 것과 관련해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는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를 겨냥해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 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총질로 낙인찍는 당대표가 나오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비판하며 "정치적 자유는 민주당다운 민주당의 근본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진정한 명의는 환자한테 ‘하시던 대로 하세요. 기분 내키면 술 담배도 태우시고, 맛있게 드시면 0칼로리’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식이요법, 약 처방도 하고 운동도 하고 생활태도 바꾸라’고 잔소리하고 이러는 게 명의"라고 설명했다.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도 이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진정 이게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반문하며 이 의원을 직격했다.

조 의원은 "강성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당내 비판이 지속되자 이 의원 측은 1일 공지를 통해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발언의 일부만을 갖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이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제안했다"며 "오히려 이 의원은 ‘폭력적 억압적 언행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된다. 설득하고 팩트를 전달하고 존중해주고 협력을 구하고 인정하고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라며 욕설과 폭력적인 의사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개발한 ‘청원 시스템’을 이날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운영했던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유사한 방식이다. 청원 시스템은 권리당원(당 회비 납부 1번 이상)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청원글 게시 뒤 30일 동안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지도부에 보고된다.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지도부가 청원 내용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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