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OTT서비스가 탄생할 전망이다. /연합
CJ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OTT서비스가 탄생할 전망이다. /연합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티빙과 KT시즌이 합병한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최대 규모의 OTT서비스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티빙과 KT시즌 대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티빙이 KT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예정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티빙은 CJ ENM에서 분사한 OTT서비스 회사다. CJ ENM의 지분은 약 57%. KT시즌은 KT그룹이 출범시킨 회사로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과 KT시즌이 통합해 국내 최대 OTT서비스 업체를 만들기로 한 것은 콘텐츠 제작 역량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업계에 소문으로만 돌던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설은 지난 3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정사실이 됐다. 양사는 기획·제작을 포함한 콘텐츠 분야의 공동사업을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 통합을 구체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과 KT시즌의 기업결합 신고를 심사해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6월 티빙과 KT시즌은 월간 모바일 활성 이용자(MAU) 수가 각각 402만명, 157만명이다. 단순 합산하더라도 5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이는 국내 1위 OTT서비스 업체인 웨이브의 424만명를 앞서는 것으로 합병이 승인된다면 국내 1위 OTT서비스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유료 가입자수 1118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기준 티빙은 1315억원으로 넷플릭스 6317억원의 21% 수준에 그친다.

이에 티빙은 내년까지 국내 유료 가입자수 800만명을 확보하고, 4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100여편을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KT그룹에서 분사한 KT시즌은 2025년 미디어 매출 5조원, 미디어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을 단순히 덩치를 키운다는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발휘할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한 전문가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콘텐츠가 많은 OTT서비스를 선택하기보다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호한다"면서 "유료 가입자수를 합쳐 늘렸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두 회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합쳐져 낼 시너지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으로 국내 OTT기업 간 과도한 경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후 아마존 프라임 등 경쟁사가 우후죽순 등장했지만 모두 동반 성장했다. 이들의 성장은 애플TV, 디즈니+ 등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글로벌 OTT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결국 해외의 사례처럼 국내 OTT산업도 새로운 강자의 등장이 각자의 콘텐츠 전략을 더욱 차별화하고 글로벌 OTT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부문장은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최근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공 가도를 달리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미디어 가치사슬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이 승인된다면 국내 1위 OTT서비스 업체로 올라선다. /연합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이 승인된다면 국내 1위 OTT서비스 업체로 올라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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