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신임 주중대사가 1일 오전 베이징 주중대사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하고 있다. /연합

제14대 주중 대사로 취임한 정재호 신임 대사는 1일 취임 일성으로 "한중 상호 인식의 개선 없이 양국 관계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면서 "보다 실질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의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양국 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상호 인식의 악화"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 이행을 요구하고 한국의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칩4) 참여를 견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사는 한국과 중국에서 상대국을 향한 반중·반한 정서가 확산하는 상황도 지적했다. 그는 "새로이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향후 한·중 관계의 발전에 있어서 상호 존중의 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상호 존중은 한·중 수교 공동성명에도 기재된 핵심 원칙인 만큼, 앞으로 양국이 서로의 안보 주권, 민생, 그리고 정체성을 존중하는 그런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관계 지향점과 관련해 이미 많은 목표가 제시되어 있는 만큼 가까운 이웃이자, 역내 주요 파트너인 중국과 공동 이익에 힘쓸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경제협력, 북핵문제, 공급망, 보건, 미세먼지 등 여러 이슈에서 바람직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역내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소통 채널이나 숫자나 빈도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 시에도 닫히지 않고 소통이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외국민과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대사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울러 "형세와 국면이 공히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원팀"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중국 방역 정책에 맞춰 톈진에서 10일간 격리한 뒤 이날 대사관에 출근했다. 정 대사는 대사로 발탁되기 전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중 및 미중 관계 등을 연구해온 중국 전문가다.

1993년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에서 박사를 취득한 뒤 홍콩 과학기술대 사회과학부 조교수, 홍콩중문대 겸임연구원을 거쳐 1996년부터 서울대에서 일했다. 중국 인민대학 초빙교수, 서울대 중국연구소장,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미중관계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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