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해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AP=연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해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AP=연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펠로시 의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1일(현지시간)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를 근거로,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탑승한 C-40C 전용기가 하와이와 괌 기지를 거쳐 현지시간 1일 오전 4시20분(한국시간 오전 5시20분) 싱가포르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오늘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며 순방 대상국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일본 등 4개국 이라고 밝혔다. 대만 방문 여부는 미지수다. 김진표 국회의장 측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김 의장과 만나 회담한 뒤 공동발표를 하고 오찬을 할 계획이다. 이어 5일 도쿄에서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중의원 의장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해외 관측통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단 몇시간 바삐 머물다 갈 것으로 본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방문한 1997년 이래 미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기체 결함이나 급유 등 비상상황을 핑계로 대만 공항에 기착하는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해사국이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군사훈련을 예고하며 일반 선박의 진입 금지를 공지(2일 0시~6일 밤 12시까지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 건군 95주년을 맞아 극초음속 미사일과 등 첨단무기 훈련 모습을 대거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은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 등 외곽도서에서 실탄 사격훈련, 마주한 중국 푸젠성의 핑탄 해사국이 지난달 말 대만 북부 약 120km 수역에서 비슷한 훈련을 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관련 입장이 "한국·일본 등 동맹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방송된 미 ‘WABC 77’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부정적 뉘앙스, "미군이 지금 당장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는 발언을 거론했다.

"중국이 (대만을) 괴롭히도록 허용하는 것, 더구나 미중 정상이 긴 통화를 한 직후 그런 입장을 보이는 것은 호주·한국·일본 등 역내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가 된다." 아울러 "만약 그 계획(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변경된다면 정말로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굴복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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