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인 억류에 일주일째 '침묵'…냉랭한 남북관계 반영
北, 한국인 억류에 일주일째 '침묵'…냉랭한 남북관계 반영
  • 김한솔 기자
  • 승인 2019.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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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 국민 2명이 탑승한 러시아 선박 시앙 하이 린(XIANG HAI LIN) 8호를 동해에서 단속해 조사 중에 있다고 24일 통일부가 밝혔다.(마린트래픽 제공) 2019.07.24.© 뉴스1


북한이 지난 17일 우리 국민 2명이 타고 있던 러시아 어선을 단속하고도 일주일째 이들에 대한 신변 안전 확인 요청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비교적 신속하게 우리 어선과 선원을 송환한 지난 2017년 때와는 다른 태도인데, 현재 냉랭한 남북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17일 기관 고장으로 동해 북측 해역에서 표류하던 러시아 선박 '시앙 하이 린(XIANG HAI LIN)'을 단속했다. 이 선박에 타고 있던 러시아 국적 선원 15명과 우리 국민 2명은 현재 북측 지역으로 들어가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인지한 뒤 지난 18일부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북측에 이들의 신변 관련 사항을 답변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북측은 이날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북한의 침묵은 지난 2017년 10월 월선한 흥진호가 나포됐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인 7명 등이 타고 있던 흥진호는 당시 10월21일 북측 수역을 넘었다가 원산에 억류됐다. 북측은 엿새 만인 27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배와 선원을 돌려보내겠다"며 당일 이들을 송환했다.

당시는 남북간 연락채널이 단절된 상황이었는데 북측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과 함께 송환 계획을 먼저 통보해 왔다. 정부는 북한 발표 때까지 흥진호의 나포·억류 사실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에 앞선 지난 2010년 9월7일에는 조업 중 엔진고장으로 표류하다 월선한 대승호 선원들을 31일간 조사한 뒤 석방했다. 이들의 억류 기간이 길었던 것은 당시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2009년 7월에도 북한은 기기 고장으로 북한 영해로 들어간 연안호를 30일 만에 송환했는데 두차례 모두 이명박 정부 때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시작한 무렵이다.

이에 이번 북측의 침묵 배경도 경색된 남북 분위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측은 최근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 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며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우리쌀 5만t지원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이 남측 당국과의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현재 러시아 측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 안전 확인 작업과 선박에 대한 북한 당국의 조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송환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 2명이) 안전한 곳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확인을 (러시아로부터) 받았다"면서 송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측과 러시아 측의 협의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khs911@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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