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텐리는 2040년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1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텐리는 2040년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1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은 ‘연결성’이다. 서로 다른 형태의 모빌리티를 이어주는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은 빠르고 혁신적인 이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다.

UAM은 활주로가 없는 도심에서 교통체증 없이 300~1000m 고도의 빌딩 숲 사이로 이동이 가능한 교통수단이다. 수직 이착륙 비행체,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교통관리서비스(UATM) 등 모빌리티·통신·건설 분야의 고도화된 기술이 집약돼야 완성할 수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오는 2040년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19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UAM 상용화를 위해 ‘K-UAM 그랜드 챌린지’ 등을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세계 UAM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전 세계 UAM 시장 선점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술 확보다, 현재 국내 UAM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아직 운용방식, 기술 등의 표준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각자 독자적인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기업, 연구소 등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UAM 비행체, 안전성 확보가 핵심

2028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UAM 전담 기업인 슈퍼널을 설립한 현대자동차그룹은 UAM의 성공 여부는 안전성 확보에 있다고 보고 핵심 기술인 분산전기추진기술(DEP)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은 하나의 배터리에서 생성하는 전기에너지로 여러 개의 회전날개가 독립적으로 구동돼 움직인다. 하나의 로터가 고장이 나면 다른 로터가 대체하도록 하는 기술이 분산전기추진기술이다. 현대자동차는 자사의 독자적인 분산전기추진기술을 적용한 콘셉트 모델 S-A1을 제작했다.

◇ 차세대 6G 기술 선점이 목표

UAM의 원활하고 안전한 비행에 필요한 통신의 고도 영역은 10km 이상이다. 현재 상용화가 시작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는 120m에 불과하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6G는 기가(Gbps)급의 안정적인 속도로 UAM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한다. 정부가 교통관리서비스 구축을 위해 그동안 닫혀있던 항공시설 운영, 관제 등의 분야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면서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앞다퉈 6G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세대 6G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국내 최초로 서울 동작대교 북단에서 남단까지 1km 구간에서 국내 최장거리 무선 양자암호 전송에 성공했다. UAM 통신인프라 구축과 에어-그라운드 연계 모빌리티 사업, 드론교통관리(UTM) 시스템 개발 등을 위해 현대자동차,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등과 협력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UAM 상용화를 목표로 UAM 비행체 제작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2024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한 비행체에 대한 국내 독점권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도 UAM의 조기 활성화와 시장 선점을 위해 LG사이언스파크, 카카오모빌리티, 부산시, 해군작전사령부, 육군 제53사단 등 민·관·군과 함께 부산의 해양 인프라를 활용한 실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건설사, 버티포트 부지 확보에 총력

UAM 시장의 선점을 위한 건설업계의 반응도 뜨겁다. 버티포트 부지 확보와 시공을 위해 롯데건설, 한화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UAM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건설은 안정적인 버티포트 구축을 목표로 설계·시공 등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차별화된 버티포트를 구축, 기존 교통망과 연결해 UAM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따낸 서울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사업에 UAM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김포공항을 출발한 UAM이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새로 건설될 잠실 마이스 시설에 정차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 부지에 버티포트를 건설한다. 서울역→서울로→남산을 잇는 미래형 도심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0년 무인 항공기 업체 아스트로엑스와 수륙 양용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수상 PAV)를 개발하면서 버티포트뿐 아니라 비행체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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