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타나완 추띠마
아리야타나완 추띠마

미세먼지 대신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KF94 마스크를 쓰게 된 지 거의 2년이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위기 속에서 마스크가 생필품이 되어 버렸다. 국내 완전 접종률이 80%를 돌파했는데도 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아이에게 씌워 준 마스크를 언제 벗겨줄 수 있을지 막막하다. 게다가 추가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준다고 했는데,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간 격리해야 된다고 말이 바뀌었다.

나는 코로나 이후 네 번이나 격리 생활을 했다. 한국에서 두 번, 태국에서 두 번이다. 태국과 한국의 격리 시스템은 매우 다르다. 태국은 한국과 달리 자가에서 격리를 할 수 없고 모두 시설격리로 들어가야 한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인과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예방접종 완료자의 시설격리 기간을 하루로 단축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또다시 대유행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자가격리는 허용하지 않는다.

자가격리를 할 경우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에 입국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나의 자유가 없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엄격한 방역 절차를 걸쳐 입국하면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방역차만 탈 수 있다. 격리 장소는 집이 아닌 좁고 낯선 곳이기 때문에 외롭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나의 고생으로 코로나 대유행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불편을 감수한다.

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020년 1월 우한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 동네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공항에서의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그러나 육로를 통해 태국으로 들어온 확진자를 막지 못해 대유행이 벌어졌다. 태국에서의 2차, 3차 대유행 역시 육로로 들어온 확진자들 때문이다. 비행기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한 철저한 관리 덕분인지 태국의 코로나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육로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문제의 원인을 아는데도 제대로 해결책을 세우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국민들이 본인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방역 수칙을 지키려고 한다. 이런 국민을 위해서라도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마스크를 평생 써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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