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군이 9.11 테러의 배후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이자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04년 3월 19일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에서 촬영돼 공개된 알자와히리 모습. /AP=연합
1일(현지시간) 미군이 9.11 테러의 배후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이자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04년 3월 19일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에서 촬영돼 공개된 알자와히리 모습. /AP=연합

미국이 9·11 테러의 주범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가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9·11 테러로 시작된 20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선언한 미국이 지난해 8월 31일 쫓겨나듯 현지를 철수한 이래, 조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프간 철수 1년을 맞아,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의 굴욕을 만회할 치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 와중에도 대국민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을 비롯한 그 어떤 지역도 테러리스트의 은신처가 되도록 두지 않겠다", "정의의 실현으로 9·11 테러가 종결된 것이며 9·11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주도의 공습 당시, 알자와히리는 탈레반 고위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 머물고 있었으며 발코니에 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와히리의 사망이 확인될 때까지 발표가 미뤄졌다. 작전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폴리티코는 "그 지역 관련 정보 자산이 충분치 않아 작전 성공을 확인하는 데 며칠 걸렸다"고 전했다.

알카에다 형성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한 알자와히리는 1998년부터 빈라덴의 2인자로 지내다 빈라덴 사망 후 후계자를 맡았으며, 빈라덴과 함께 2001년 미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빌딩을 향한 9·11 테러를 저질렀다. 빈라덴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제공했다면, 알자와히리는 전 세계 조직원들의 네트워크에 전술과 조직력을 제공한 인물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최우선 수배 대상에 올라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알자와히리는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의 존속을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지도부를 재건, 조직을 중앙집권화한 형태에서 일종의 프랜차이즈 체인 형태로 변모시켰다. 이후 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북아프리카·소말리아·예멘 등지에서 자치 분파의 네트워크 결사체 형태로 조직을 이끌었다. 알카에다는 유럽·파키스탄·터키 등지에서 테러사건을 부추기거나 직접 관여해 왔다.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등의 배후에도 알카에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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