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근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기름값의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그리고 농축수산물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전년 동월보다 6.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의 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로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7월에 더 높아졌다.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8년 10월(7.2%)과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공업제품은 석유류가 35.1%, 가공식품이 8.2% 상승하면서 8.9% 올랐다. 석유류 중에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올랐다. 가공식품 중에는 빵(12.6%)의 상승폭이 컸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의 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 0.4%까지 내려간 농축수산물은 오름폭을 다시 키워 지난해 12월의 7.8% 이후 최고치인 7.1%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오이(73.0%), 배추(72.7%), 상추(63.1%), 파(48.5%) 등이 고공행진을 한 영향이다.

당장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문제지만 한국은행이 더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6월의 3.9%보다 0.8%포인트 더 올랐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상승폭도 2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두 달 연속 6%대로 확인되면서 오는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