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2023학년도 경찰대학 1차 시험이 열리는 서울 동작구 성남중·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각자의 응시 교실을 찾고 있다. /연합
지난달 30일 2023학년도 경찰대학 1차 시험이 열리는 서울 동작구 성남중·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각자의 응시 교실을 찾고 있다. /연합

행정안전부가 올해 말 예정된 총경 승진 인사에서 비(非)경찰대 출신을 절반 이상 임용 제청한다는 보도가 나갔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그런 방침을 정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획일적이고 인위적인 퍼센티지(%) 설정은 또다른, 더 큰 불공정 문제를 낳을 수 있기에 전체 현황과 인사 플랜을 짜서 점진적으로 비율을 높여가야 한다. 퍼센티지를 설정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당장 올해부터 총경 승진자의 40%, 50%, 60% 식의 비율을 딱 정하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며 "근본적인 취지는 불공정한 것을 공정하게 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것이기에 획일적으로 하면 오히려 우수하고 열심히 해왔던 분들이 또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만일 능력이 똑같다라고 (전제)한다면 좀더 정책적인 배려는 할 수 있지만 획일적으로 그 비율을 맞추거나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순호 경찰국장의 경찰국 직원 인선 관련 발언이 이 장관의 입장과는 결이 달라 어느 것이 맞는 말이냐는 물음에는 "김 국장이 좀 조심스러워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면서 "제가 말씀드린대로 (직원 인선 과정에서) 김 국장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의견을 충분히 다 들었고 실제로 많이 반영했다. 그것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행안부 고위관계자가 "대통령 공약처럼 경무관 이상 고위직 중 순경 출신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아래 직급인 총경부터 비경찰대 출신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며 "연말 인사는 총경 승진자의 절반 이상이 비경찰대 출신에서 나오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보도된 바 있다.

올 6월 기준으로 전체 경찰 13만2421명 중 경찰대 출신은 2.5%(3249명)에 불과하지만, 총경 이상 고위직 중 비율은 62.2%(469명)에 달한다.

2일 출범한 행안부 경찰국은 이상민 장관이 언급한 ‘고위직 경찰대 독점 구조 개혁’의 실무를 맡는다. 특히 경찰국 인사지원과는 총경 이상 고위직 임용제청권 등 행안부 장관의 인사권을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달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출범하는 민관 합동 경찰제도발전위원회도 ‘경찰대 개혁’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경찰대의 가장 큰 문제는 졸업 자체만으로 7급에 상당하는 공무원에 자동 임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입법을 통해 경위 자동임용 제도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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