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9·11테러를 주도했던 알카에다의 알자와히리가 미국의 드론 공격에 며칠 전 사망했다. 그를 제거한 건 ‘닌자 미사일’ R9X이고, 상황 전체를 지배했던 것은 당시 상공에 떠있던 공격용 드론이었다. 이 소식에 평양 김정은이 질겁했겠지만, 통제불능 드론은 이미 현실이 됐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건도 하나 있는데, 그게 2020년 4월 9일 밤 김일성광장 상공을 휘저었던 드론이다. 그걸 보낸 간 큰 남자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로, 휴전선 파주에서 길이 1.5m 외국산 드론을 띄웠다. 당시 그의 공개에 따르면, 드론은 화물 20㎏을 적재할 수 있었고 파주∼평양 편도비행쯤이야 껌이다. GPS를 장착했기 때문에 타이머에 의존하는 풍선보다도 효율적이다. 즉 풍향에 따라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일이 없고, 적재물의 정밀 살포도 가능하다. 그날 대북 전단 1만여 장 살포 작전도 대성공을 거뒀다.

문제는 임무완수 뒤 귀환이 원래 목표였는데, 드론이 그만 광장에 추락하고 말았다. 평양이 뒤집혔던 건 그 때문이다. 끝이 아니다. 1개월 뒤 다른 사건이 터졌다. 이번엔 평안남도 휴양지 양덕온천으로, 파급력이 더 컸다.

하필 그곳에서 휴양하던 김정은 머리통 위로 전단이 우박처럼 떨어졌던 것이다. 그건 박상학 대표가 보낸 대형풍선(드론 아님) 속 전단 50만 장 뭉치였다. 김정은 꼭지가 완전히 돌았다. ‘꽃제비 지성호와 공사 태영호가 국회의원되다’ 라는 전단 내용도 속을 뒤집었을 텐데 바로 그게 악명 높은 김여정하명법의 발단임을 기억해두라. 직후 김여정이 개인 명의 담화문에서 쏟아낸 앙칼진 독설을 기억하시는가? "나는 못된 짓하는 놈보다 그걸 못본 척하는 놈이 더 밉다." 딱 문재인 한 명을 겨냥한 표적 겁박이었다.

직후 청와대와 통일부가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였고, 민주당이 굽신대며 굴종 경쟁을 벌였던 걸 우린 다 기억한다. 웃픈(웃기지만 슬픈) 사건을 넘어 헌정사의 치욕이다. 문재인은 저들의 주구(走狗)가 분명한데, 어떻게 대한민국 법률을 평양 자매 따위가 뒤흔들까? 그 과정의 최종 지시자 역시 문재인이겠고, 이적죄 여적죄 반역죄 혐의도 당연하다. 김여정하명법 사건을 국힘당 안보문란TF에 포함하는 것도 정해진 수순이다. 자, 화제는 다시 드론인데 이참에 ‘닌자 드론’을 출격시켜 김정은을 표적 제거하는 한반도식 정의구현은 언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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