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강규형

얼마 전 오슬로 국립오페라하우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 하우스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 형상의 건물로, 2008년 완공되자마자 세계적 랜드마크(landmark)가 됐다. 노르웨이 국립오페라단과 발레단의 전용 홀로 이용되며, 다른 공연들도 올려진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역대 최고의 바그너 소프라노인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Flagstad 1895-1962)의 이름을 딴 거리 1번지에 위치해 있고, 홀 앞에는 전설이 된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지금 건립되고 있는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이 오슬로 홀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바로 오슬로 홀의 건축디자인 담당인 노르웨이 스뇌헤타 회사의 작품이다. 롯데그룹이 1천억 원을 기부약정해서 건축이 시작될 수 있었다.

오슬로 홀은 서늘한 외관과 달리 안에는 참나무로 따뜻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지붕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바다 풍경을 보고 햇살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인기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가 이 지붕에서 공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슬로 홀을 보면서 세계적인 도시 서울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용 홀이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 서울시향 전용홀과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야심차게 추진되다 후임 시장 때에 전부 무산된 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 부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전용홀을 갖게 되고 부산도 오페라하우스를 갖게 되니, 서울시도 전문 음악당과 오페라하우스를 가질 때가 됐다. 마침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중 한 분인 김원 선생께서 청와대 부지에 서울시향 전용 홀을 세우자는 제안을 월간조선 인터뷰를 통해 했다. 청와대 부지에는 야외음악당과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 전용 홀이 생기면 좋겠다. 전용 홀은 서울의 다른 곳에 세워져도 무방하다. 교향악단뿐 아니라 국악, 재즈, 대중음악이 같이 공연되는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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