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이정민

대통령의 지지율이 30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와 함께, 윤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정부를 향한 야당 쪽 비난은 항상 있어왔던 것이기에 큰 충격은 없지만, 보수층에서의 지지율 붕괴는 다소 의아한 결과이기도 하다. 윤 정부의 인사문제, 내부총질 문자 등의 논란은 있었지만, 국정을 뒤엎는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의 핵심은 아니다. 과연 일부 보수지지층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미디어의 영향 때문이다. 만일 여론조사가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을 투표한 국민 중 약 30퍼센트 정도가 이탈했다는 것인데, 대통령 취임한 지 불과 100일도 안된 현 시점에서 큰 사건 없이 그렇게 많은 이탈자가 생겼을지부터 우선 의문이다. 보수지지층은 조선·중앙·동아일보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 이 3개 언론사가 비판의 부채질을 한 영향이 크다. 미디어를 통한 집중적인 비판이 ‘침묵의 나선효과’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는 대세에 편승하는 경향이 높은 편인데, 특히 특정 언론의 의존도가 높은 보수층에서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 지배적인 여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사회에서 고립 및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숨기고 침묵을 유지하게 된다. 여기서 미디어는 대중들의 판단에 관여하는 핵심요소로서 대세를 형성하는데 절대적이며, 의도적으로 왜곡된 여론을 유도할 수도 있다. 마치 윤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으면 ‘깨어있는 시민’이 아닌 ‘윤빠’로 오해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사회적으로 생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침묵의 나선효과’는 수치상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계파와 팬덤이 없는 윤 대통령의 지지기반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비정치인 출신으로서 정당색채가 강한 편이 아니고,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도 아니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강력한 계파를 형성하고 있지 않으며, 지지자들도 소위 ‘윤빠’가 많지 않다. 콘크리트 지지기반이 없기 때문에, 여론에 따라 지지도는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정치공학적으로도, 계파와 팬덤이 없는 정치인은 지지율의 상대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지지도로 대통령의 업무성과를 절대평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사회는 ‘친문’과 ‘친명’, 그리고 ‘문빠’와 ‘개딸’과 같은 계파, 팬덤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적전(敵前)분열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당은 총공세를 펼치고 이를 틈타 진보진영은 대규모 시위를 통해 결집할 것이다. 여기서 윤 정부의 기조가 흔들리며 다른 노선을 선택하게 된다면, 찐보수지지층마저도 떠나게 된다. 결국 현 대통령 지지율은 그들이 파 놓은 ‘함정’인 것이다. 대안 없는 상황에서 일부 미디어에 선동당해서 무작정 비판하고 침묵하는 건 더이상 안된다. 내부총질은 깨시민이 아니라, 함정에 빠지게 하는 ‘공범’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