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오미크론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연합
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오미크론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연합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곧 우세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오미크론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각국의 봉쇄 조치(록다운)로 세계적인 경제침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주간을 맞아 세계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등 세계경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날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4%, 나스닥 지수는 1.24%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의 증시도 1% 정도 하락했으며, 아시아 증시는 하락 폭이 더 컸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휴 주간 첫 거래일부터 세계증시가 흔들린 것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미국의 7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만3012명으로 나타났다. 2주 전에 비해 21%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오미크론 감염이 7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오미크론이 미국에서 코로나19의 우세종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19일만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또다른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가 신규 확진자의 99.5%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오미크론이 델타를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워싱턴 DC는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내년 1월 31일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백신을 맞은 공무원도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에 각국 정부는 잇따라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19일 엄격한 록다운을 시작했으며, 프랑스도 지난주부터 연말 대규모 야외행사를 금지했다. 덴마크는 이번주 영화관을 폐쇄하고, 상점 내 인원수도 제한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는 20일 스카이TV에 출연해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영국에서 추가적인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런던에서는 일부 술집과 식당의 직원들이 감염되면서 고객이 줄어들자 문을 닫고 있다.

이처럼 각국 정부가 연말 휴가 및 소비 시즌에 잇따라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수석 경제학자 홀거 슈미딩은 보고서에서 "부스터샷이 의학적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겠지만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으로 보건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에 빠져 각국이 경제에 타격을 주는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유로 사용 지역과 영국은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올해 4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복병’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둔화다.

중국은 이미 상당한 경기침체를 격고 있다. 부동산 부문의 위기, 코로나19로 인한 제조업 및 운송업 차질, 전력 부족 등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에는 199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연구기관은 물론 중국 내 싱크탱크들조차 올 4분기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3%대로 제시하고 있다. 1분기 18.3%, 2분기 7.9%, 3분기 4.9%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0.05%포인트 내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유동성 확대와 더불어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의미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시는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를 경기 불안심리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이후 20개월 동안 금리 인하 카드를 쓰지 않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역시 태풍권에 들 수 있다.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타격을 받아 연말·연초 경기가 사실상 실종된 상태에서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도 오미크론과 중국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한국경제가 올 4분기~내년 1분기 다시 하강해 더블딥(재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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