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윤의생 일병 유해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연합
고(故) 윤의생 일병 유해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연합

6·25전쟁 발발 후 북한군이 될 수는 없다며 국군으로 입대했다가 전사한 고(故) 윤의생 일병 신원이 사후 72년 만에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윤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고인은 1932년 1월 15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서 3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마을 주민들은 그를 ‘재주가 있고 신체 건장했던 청년’으로 기억한다.

18세 때였던 1950년, 전쟁이 발발해 북한군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여기에 있다가 북한군이 될 수는 없다"며 집을 떠났다. 또 북한군이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할 것을 우려해 집에 있던 본인 사진과 소지품을 모두 소각한 뒤 1950년 8월 대구훈련소로 입대했다.

참전한 고인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부지역의 38도선 돌파 및 진격 작전이었던 1950년 10월 5∼8일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임무 수행 중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12년 전인 2010년 5월 국유단과 육군 27사단 78연대 장병들이 함께 찾아냈다.

발굴 당시 유해는 교통호에서 처음 식별됐고 다리뼈 일부와 고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품 일부가 함께 나왔다. 하지만 유해와 일치하는 유가족 유전자 시료가 없었고 유품에서도 신원 특정은 어려웠다고 한다.

발굴 후 10년이 지난 2020년 6월, 문경시 보건소 직원은 윤정수 씨라는 사람이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인 것을 알게 돼 그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를 권유했고, 이후 윤 일병이 그의 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생 윤정수 씨는 "북한군에 안 가려고 국군으로 입대한 진정하고 참된 애국자였던 형님이기에 꼭 찾고 싶었다"며 "형님 생가이자 어릴 때 오르며 놀던 소나무가 있는 집에서 신원확인 통보 행사를 간소하게 하고 싶다"는 소회를 말했다.

이에 따라 윤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신원확인 통보)는 오는 18일 문경에 있는 고인 생가에서 있을 예정이다.

국유단은 "전사자 유가족을 지나치지 않고 시료 채취를 권유한 보건소 직원 덕분에 신원 확인이 가능했다"며 주변 이웃들의 권유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사자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는 국유단 전화(☎ 1577-5625)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 병원 등에 문의하면 된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은 2000년 4월 시작해 지금까지 유해 194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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