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파 진영에서는 ‘우리 진영에도 탁현민 같은 인물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행보에 대해 야권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여론 지형은 일방적으로 불리하다. 그런데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특별한 대책이나 인물이 보이지 않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다.

‘정치인은 온몸이 무기여야 한다’고 한다. 현실 참여의 종합예술로서 정치에 임하는 자세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정치인은 자기 행동에 무한 책임을 지는 자이고 결과에 대한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모든 행보도 모두 일종의 무기여야 한다. 대통령이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나 어떤 말을 하는가가 모두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구성해야 한다. 정치란 말로 하는 전쟁이고, 말이란 결국 메시지를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저지른 어마어마한 국정 파탄 비리들을 언제 어떻게 밝혀 처리하겠다는 것인지, 과연 발본색원 의지는 있는 것인지 애매하다. 지켜보는 지지자들과 국민들은 답답하다. 계속 이런 상태로 가면 그나마 남아있는 지지자들마저 흩어지거나 힘이 빠지게 된다.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정치 메시지의 요체는 간단하다. 우리 편의 사기는 북돋우고 적의 힘은 빼는 것이다. 지금 윤석열 정권의 메시지가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국정 전반의 목표와 방향을 메시지로 가시화·구체화하는 통합 메시지 기능과 조직을 하루빨리 구성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에 임하는 최우선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고, 이것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두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큰 타겟을 공략하는 데 필요한 세부과제를 유기적으로 배치해, 이것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메시지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 메시지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강력해야 한다.

탁현민 부류의 장기인 이벤트나 포장 기술은 메시지를 구성하는 요소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잔기술보다 굵은 줄기를 제대로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권에도 유능한 인재가 없지 않다. 찾아내려는 의지가 그리 절실하지 않을 뿐이다. 이 문제 역시 최종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다. 정치인에게는 변명이 있을 수 없다. 결과로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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