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아시아를 함께 순방한 하원 대표단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대만 방문을 이유로 자신과 가족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과 관련해 "(제재하든 말든) 아무도 신경 안 쓴다"며 일축했다. /AP=연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아시아를 함께 순방한 하원 대표단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대만 방문을 이유로 자신과 가족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과 관련해 "(제재하든 말든) 아무도 신경 안 쓴다"며 일축했다. /AP=연합

"아무도 신경 안 쓴다(Who cares?)" 대만 방문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부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이 자신과 가족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과 관련해 이같이 일축했다.

이날 자신과 함께 아시아를 순방한 하원대표단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방문 의미를 거듭 부연했다. "대만에 간 목적은 우리가 (대만을 둘러싼) 현상유지에 기반한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답변하며 웃음을 비친 데 대해 미국의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비웃었다"는 표현을 썼다. 그 전날에도 펠로시 의장은 방송에 출연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겁먹은 불량배처럼 행동한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 하원 대표단이 중국의 강력한 경고 속에 지난 2∼3일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은 ‘악랄한 도발 행위’라며 대만해협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고, 펠로시 의장과 그 친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관계법과 상호불간섭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인 미·중 3대 공동성명,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고립을 허용하지 않을 것", "중국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막을 수 있지만 우리가 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중국이 일종의 뉴노멀을 구축하려 하는데, 그런 일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 등등 거듭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중국은 10일 대만 인근에서 수일간 진행한 훈련을 마치면서도 대만에 압박을 가할 정기적인 해상순찰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펠로시 의장은 "군에서 우리더러 가지 말라 했다는데 모르는 일"이라며, 대만방문에 대한 군의 만류를 뿌리쳤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했다. 오히려 강력한 반론에 해당할 만한 발언을 했다. "우리 군이 매우 자랑스럽다. 그들의 준비는 우리 방문에 대한 중국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본다. 우리를 매우 잘 챙겨줬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군에서 지금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긴다"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지만, 이후 입장을 선회해 백악관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 대응으로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일부 對중국 관세를 철폐하려던 기존 논의 방향을 재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세 철폐는 커녕 새로운 관세를 추가로 부가하는 방안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對中 관세 철폐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 해소에 큰 도움을 못 줄 것이란 전망과 함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 온 중국을 항해 외교적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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