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집요한 내부총질, 더 이상 청년정치인 아닌 노회한 정치꾼의 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뒤 공식 석상에 36일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대표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심경을 호소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비판을 쏟아냈다. 나 전 의원은 "그간 젊은 당대표라 당원들이 참고 존중해줬으나 대선 내내 소위 집요하게 내부총질을 하는 모습 등 더 이상 청년정치인이 아니라 노회한 정치꾼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며 "더 이상 눈물팔이로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 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의 의중에 따라 진행됐다"며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겨냥해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 ‘이 새끼, 저 새끼’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며 "하지만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참고 웃고 또 웃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 대표는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을 두고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당 대표였던 분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에 미숙함이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없고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인물이 아니다"며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본인 일로 윤리위 징계가 있었는데 왜 그에 대한 말씀은 없으신가"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당이 일련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함은 비판하지만 이 대표는 더 이상 국정동력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정상화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왜 (이 대표가)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이라며 "답답한 심정은 잘 알고 억울한 심정도 잘 안다.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 하지만 좀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는 이 전 대표의 명석함과 도전하는 젊은 패기를 좋아하지만 지나칠 경우 유아독존이 되고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독선에 휩싸이게 된다"며 "결과가 어찌되었던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부디 자중자애하시고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 대표 기자회견과 관련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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