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국내 태양광·배터리·전기차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1구역 현장 조감도. /연합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국내 태양광·배터리·전기차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1구역 현장 조감도. /연합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태양광·배터리 등 국내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업체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 달성과 에너지 안보·기후변화 대응하기 위해 3750억 달러, 우리돈 약 489조원을 투자해 미국 내 투자기업에 한해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지원해주는 법안이다. 단,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미국 내 생산·조립된 전기차만 해당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는 재생에너지 설비·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 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이 10년 연장된다. 또 적용 세율 30% 상향과 함께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설치 가속화를 위한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가장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국내 태양광 기업 한화솔루션이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 1위로 미국 조지아주에서 1.7기가와트(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추가로 2000억원 규모의 1.4GW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조지아주 공장 건설이 완성된다면 한화솔루션의 AMPC 세제 혜택 규모가 2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중장기 증설 계획과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성장 전망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는 국내 배터리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되는데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탑재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을 비롯한 중국산 배터리 장착 차량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빠르게 확장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현지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과 중국 경쟁사들의 세액공제 대상 제외에 따른 반사 이익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핵심 광물 사용까지도 세액공제 예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원자재 공급망의 다양화 등 대안이 필요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차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되면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자동차업체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이유에서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 EV6, 코나EV, GV60, 니로EV 등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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