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만 타이베이를 찾은 미국의회 대표단. 왼쪽부터 앨런 로언솔, 존 가라멘디 하원의원, 도널드 유티엔 수 대만 외교부 북미국장, 돈 바이어, 아우무아 콜먼 라데바겐 하원의원. /대만 외교부 제공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미 의원들의 대만방문 중 주변 해역과 상공에서 강력한 군사적 반격을 조성할지 모른다." 미국 의원들의 예고없는 대만방문과 관련해 15일 對대만 선전 담당 관영매체인 ‘해협의 소리’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전투기들이 이날 잇달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앞서 중국은 2∼3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방문에 맞서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10일까지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고강도 ‘군사행동’을 펼쳤고,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군용기를 진입시키며 시위를 계속했다.

에드 마키 상원 의원(민주당)을 포함한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 5명은 전날 14일, 미군 C-40C 전용기편으로 대만에 도착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떠난 지 11일만이다. 이들은 15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우자오셰 외교부장관을 만나고 입법원(의회) 외교국방위원회를 방문해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안보, 무역·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상호 관심사 등을 논의했다.

특히 마키 의원은 1979년 하원의원 시절 미국의 ‘대만관계법’ 통과에 참여했다. 현역 의원 중 이제 몇 안 남은 역사적 증인이다. 현지 매체들에게 이 점이 집중 부각됐다.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미국은 대만과 단교하며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의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할 근거를 마련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이 대만해협의 안정을 원치 않음을 다시 한번 입증", "양측간 충돌 방지를 위한 아무런 노력 없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중국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은 이날 "최근 미국 정치인들이 대만 지역을 빈번히 방문해 대만독립 세력을 향해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논평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대만방문단 의원들에 대해 펠로시 의장의 경우와 유사한 보복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전문가의 예상을 전했다. 독일·영국 등도 10월 이후 대만방문을 계획하고 있어 갈등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군은 미 의회대표단 ‘깜짝방문’ 날부터 21일까지의 서해 일대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랴오닝성 다롄시∼산둥성 웨이하이시 사이 해역으로 백령도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이다. 연이은 중국군의 서해 실탄훈련을 ‘미국과 그 동맹국인 한국을 겁주기 위한 것’으로 보는 미 군사전문가들 분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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