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15일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유’였다. 경축식의 타이틀도 ‘위대한 국민, 되찾은 자유, 새로운 도약’으로 잡았다.

윤 대통령이 33회나 언급한 ‘자유’는 74년 전인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일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언급한 ‘자유’와 같은 개념이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으로 정의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일 경축사에서 일제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독림운동을 한 것은 "오로지 개인의 자유활동과 자유판단권을 위해서 쉬지 않고 싸워 온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이유를 봉건왕조로 돌아가기 위함도 아니고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로 가기 위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유와 인권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섬기는 자유민주주의국가를 쟁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못을 박았다.

윤 대통령도 "3·1 독립선언과 상해 임시정부 헌장, 그리고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 정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 공화국, 자유와 인권·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표현하며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사실상 ‘자유민주주의 추구’로 규정했다.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을 독립운동의 연장선으로 평가하고,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을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로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특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지,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언급, 당시 좌익계열 독립운동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또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한다면서 "자유를 찾고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고 또 세계시민과 연대해 자유에 대한 새로운 위협과 싸우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가치외교’ 노선을 내세우며 서방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맥이 닿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하면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13분간 읽은 경축사에서 ‘자유’를 총 33회 언급했다. 지난 5월 9일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자유’(35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당시에는 ‘평화’가 20회로 가장 많았고, 국민(17회), 역사(14회) 등이었다. 당시 자유는 1번 등장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