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존재이유, 심각한 의문"…조국 '대국민 간담회' 후유증
"국회 존재이유, 심각한 의문"…조국 '대국민 간담회' 후유증
  • 한삼일 기자
  • 승인 2019.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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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대한민국 국회의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진 하루였다."
"어떤 경우에도 인사청문회를 기자회견으로 대체하는 시도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회라는 장소에서 후보자의 주도하에 인사청문회를 대신하는 자리가 만들어진 점은 부적절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딸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 같지만 당시 그 시점에는 1저자, 2저자 판단 기준이 좀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2019.9.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례없는 '국회 기자간담회'를 본 정치평론가들의 지적이다. 3일 여야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는지를 놓고 이견을 빚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미칠 영향을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스스로 고유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지적했다. 대통령의 임명권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해야 할 국회가 정쟁에 몰두해 본연의 임무를 잊었다는 것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회가 그 임무를 방기하는 바람에 사상 초유의 공직후보자 간담회를 했다"며 "문제는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명쾌하게 해명되기는커녕 일방적인 해명, 일종의 셀프 청문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지원한 여당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본청 246호를 대관해 기자간담회 장소를 마련했고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사회를 맡았다.

이를 두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기자회견을 위해 입법기관인 국회를 빌려주고, 당의 수석대변인이 사회를 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회의 시간에 조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한 것은 국회 청문권한을 묵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 또한 통화에서 "국회에서 한다는 것은 국민을 대표해서 한다는 것"이라며 "명칭을 (국민청문회에서) 기자간담회로 수정했을만큼 문제가 있는 장소의 선택이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적절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야당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의 전략 실패"라며 "추석까지 여론을 끌고 가려고 했는데, 민주당과의 협상이 완전히 무산됐을 때의 플랜 B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선례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첫 사례가 생긴만큼 향후 고위공직자 임명에 있어 인사청문회를 기자간담회 등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자료 제출이나 증인 출석 요구를 할 수 없는 기자간담회가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자질 검증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차 교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것"이라며 "여야 바뀌고 나서 협의가 안 될 때마다 기자간담회를 할 수도 있다. 되풀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신 교수 또한 "제도를 한번 무력화하면 앞으로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인사청문회법 개정 요구의 필요성 또한 언급했다. 현행 법정기한을 강화하거나, 국회의 견제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 교수는 "오히려 법정기한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강제조항을 만들면 인사청문회가 이처럼 미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례와 같이 인사청문회가 무산됐을 때 당의 지원하에 국회에서 기자회견 등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와 같이 장관 후보자도 국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 원장은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가 인사 검증의 보조 역할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며 "적어도 상임위 인준을 받는 방안이 있다"고 했다. 차 교수는 "반드시 인준 절차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명권은 강력한 대통령의 권한 중 하나"라며 "전반적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jayo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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