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넣고 기뻐하는 김민재. /AFP=연합
데뷔골 넣고 기뻐하는 김민재. /AFP=연합

한국 축구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는 손흥민(토트넘)보다도, 황희찬(울버햄프턴)보다도 빠르게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민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세리에A 2라운드에서 몬차를 상대로 소속팀 나폴리의 4-0 대승에 마침표를 찍는 골을 터뜨렸다.

후반 48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문전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출렁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터키)를 떠나 이탈리아 무대에 입성하며 ‘빅리거’가 된 김민재의 세리에A 데뷔골이자 시즌 첫 득점이다.

김민재는 득점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 센터백임에도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뛰는 ‘코리안 리거’ 중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에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 최고 골잡이 중 하나로 인정받은 손흥민은 득점 없이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과 함께 EPL 무대를 누비는 ‘황소’ 황희찬도 도움 1개만 올렸다.

세리에A보다 개막이 이른 EPL은 지금까지 3라운드를 치렀다.

김민재는 불과 2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빅리그 한국 선수’ 중 김민재보다 먼저 득점한 선수는 독일 마인츠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뿐이다.

이재성은 20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와 원정 경기에서 마인츠에 2-1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을 책임졌다.

큰 키와 당당한 체구를 가진 김민재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득점을 모색하는 선수다.

그간 득점을 올린 경험이 적잖다.

첫 프로팀인 전북 현대에서 2시즌 동안 3골을 넣었다.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는 득점하지 못했지만, 2021-2022시즌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1골을 기록했다.

A대표팀에서도 42경기 3골을 기록 중이다.

김민재가 이날 본업인 수비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득점은 더 빛난다.

그는 공중볼 경합(4차례)과 태클(2차례)에서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9번이나 공 소유권을 빼앗았는데, 이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현지 언론도 김민재에 대해 호평했다.

유로스포트 이탈리아판은 김민재에게 팀에서 2번째로 높은 평점 7을 부여하면서 "김민재는 특출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지만, 경기의 흐름을 잘 읽었다. 결국 골 세리머니도 펼쳤다"고 적었다.

수비수들의 공격 전개 관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루차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민재는 개막전에서도 잘했다"면서 "좀 더 경기에 관여하기를 바란다. 그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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