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문닫고 기업 폐쇄, 中의 北주민들 눈물 귀국길
식당 문닫고 기업 폐쇄, 中의 北주민들 눈물 귀국길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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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한 내 기업 제재 상상 초월··· 北외교관 외 일반인엔 비자발급도 끊어
최근 폐업으로 간판을 철거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단둥의 북한 식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폐업으로 간판을 철거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단둥의 북한 식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중국에 체류하는 상당수의 북한 주민들이 속속 눈물의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식당 등을 통한 외화벌이 사업이 부진한데다 중 당국의 비자 관리 강화로 더 이상 중국에 머무는 것이 불가능한 탓이다. 극적인 상황의 반전이 없는 한 이런 귀국 행렬은 더욱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북중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대북 제재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우려와는 달리 상당히 고강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 9월 말 120일 이내에 자국 내 북한 기업들을 모두 폐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식당 등을 비롯한 북한 기업들에 가해지는 이런 저런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까지 더할 경우 제재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히 식당 등의 영업이 잘 될리 없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영업하던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북한 식당 평양고려관이 최근 자발적으로 전격 영업을 중단한 것만 봐도 상황은 잘 알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곳 종업원들이 더 이상 중국에 머무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200여 명의 직원들이 각자 짐을 정리하고 귀국하거나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식당을 비롯한 각급 기업이나 기관들이 개점휴업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문을 내린 채 평양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한때 한국 측의 카운터파트와 활발한 교류를 했던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관계자들이 현재 직면한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귀국 지시가 내려질 경우 일단 돌아갈 것이 확실할 것 같다. 이와 관련,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직전까지 활발한 대북 무역을 했던 베이징의 조선족 윤광일 씨는 "지금 중국과 서방 세계의 제재로 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때문에 북한은 주민들을 중국에 머무르게 하면 할수록 더 경비만 써야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을 불러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국 내 북한 주민들의 씨가 조만간 마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 중국 당국의 비자 발급도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귀국길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관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는 웬만하면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한때 전 세계에서 북한 주민들이 가장 자유롭게 오가던 국가였다. 중국의 지명 이름에 이부콰(一步跨·한 걸음이면 국경을 넘음)라는 곳이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제재를 풀지 않는 한 앞으로는 가장 오가기 어려운 국가로 변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 같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상황이다.

jst@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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