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장중 1340원마저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세의 정점이 지연되고, 경기둔화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장중 1340원마저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세의 정점이 지연되고, 경기둔화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이 폭주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9원 급등한 달러당 1339.8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40.2원까지 뛰어오르며 지난 2009년 4월 29일의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넘어섰다. 지금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이 연말쯤 135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물론 경기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세는 소비를 둔화시키고,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게 된다. 또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

정부는 추석이 지난 9월, 늦어도 10월엔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의 하락이 이 같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은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의 하락분을 상쇄시킬 수 있다.

원화가치는 하락했지만 대외여건의 악화에 수출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은 점도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무역수지는 102억17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억7900만 달러는 물론 이달 1∼10일의 76억77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1월(-49억500만 달러)에 이어 4월(-24억7600만 달러), 5월(-16억 달러), 6월(-24억8700만 달러), 7월(-48억500만 달러)에 적자를 기록해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나타냈다. 이달까지 무역적자를 내면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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