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의 주민들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작동이 멈춘 옥외 스크린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생산 전력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던 쓰촨성은 60년 만의 최강 폭염과 가뭄으로 용수가 고갈돼 수력발전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을 밑돌자 모든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AFP=연합
17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의 주민들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작동이 멈춘 옥외 스크린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생산 전력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던 쓰촨성은 60년 만의 최강 폭염과 가뭄으로 용수가 고갈돼 수력발전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을 밑돌자 모든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AFP=연합

22일 닛케이(日經)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연일 섭씨 40 내외의 기록적 폭염으로 중국 쓰촨성이 전력공급 제한을 연장했지만 증가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 못해 지속적인 정전 사태을 겪고 있다. 쓰촨성 당국은 15일~20일 성(省)내 19개 도시 산업전력 공급을 중단했으나, 25일까지 연장했다. 1월부터 에너지 공급 비상계획을 도입한 쓰촨성의 이런 비상 대응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게다가 중앙 정부 당국이 고수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쓰촨성 전력난과 함께 애플·테슬라 등의 생산 조달에 타격을 입히며 공급망 혼란을 빚고 있다. 한때 중국으로 몰렸던 기업들의 ‘탈(脫)중국’ 또한 구체적인 가속화가 시작됐다. 애플이 ‘애플워치’와 ‘맥북’의 베트남 생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17일 니케이아시아는 관련 사안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납품업체인 중국의 럭스쉐어정밀(立迅精密)과 대만의 폭스콘(훙하이<鴻海>정밀공업)이 이미 베트남에서 애플워치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애플워치 생산이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다. 애플의 중요한 제조 허브로 베트남이 낙찰된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제품 생산을 중국에 크게 의존했던 애플은 생산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미·중 관계의 경색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성, 고강도 봉쇄가 반복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 등으로 중국 내 생산기지의 이점이 떨어지면서 베트남이나 인도로의 이전도 빨라졌다. 세계 제2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에선 올 초 아이폰13 모델 생산에 들어갔다. 아이패드 역시 곧 인도에서 생산된다. 물론 그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 라인이 아닌 생산 라인만 옮기는 것이라 하청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케아 또한 지난달 중국 상하이 양푸의 한 매장을 폐쇄하는 등 올해 들어 2개 점포의 영업을 종료하며, 인도 시장 개척을 꿈꾼다. 이케아 최고의 성공사례 중 하나였던 러시아 시장이 서방의 제재로 막히자 인도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두번째 매장 자리를 인수한 상황이다. 아직 투자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7월부터 베트남에서 반도체 부품 생산을 개시한다. 고부가가치의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베트남 생산공장에는 총 1조3000억 원 이상이 투자된다. 하노이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R&D의 중심으로 키울 계획이다.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첨단제품 생산 기지로 베트남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며,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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