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체니 현 하원의원(공화당)이 공화당 와이오밍주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한 도전자 해리엇 헤이그먼에 약 30%포인트 차로 대배했다. 1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당내 경선투표 후 잭슨에서 열린 경선일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리즈 체니 현 하원의원(공화당)이 공화당 와이오밍주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한 도전자 해리엇 헤이그먼에 약 30%포인트 차로 대배했다. 1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당내 경선투표 후 잭슨에서 열린 경선일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에선 2년마다 상·하 의원의 절반씩을 다시 뽑는 선거를 치른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이뤄진다 해서 ‘중간선거’라 부르는데, 11월 선거일을 앞두고 열기가 뜨겁다. 공화당 내 경선에서 리즈 체니 공화당 현직 하원의원이 도전자에게 크게 패해 특히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해리엇 헤이그먼이 큰 표차로 이겼다. 체니 의원은 21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한 공화당 후보들 퇴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추종자들을 낙선시키고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다.

이어 체니 의원은 비록 당내 경선에서 패했지만 아직 임기 중의 하원의원으로서 ‘1·6 특별위원회’ 내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1·6 특별위원회란 2021년 1월 6일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는 임시위원회다. 2020 대선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 주위에 모인 가운데 발생해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동 탓’이라는 민주당 및 일부 공화당원들 주장에 여론의 지지는 크지 않다.

미 주류 언론이 체니 의원의 발언을 민주당 후보 지원 가능성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자 공화당 연방하원 3선 의원인 그녀는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다. 두 번의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바 있다. 16일 치러진 와이오밍주 공화당 경선에서 대패한 직후 체니 의원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을 저지하기 위한 행보를 예고하며,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체니 의원이 ‘反트럼프’를 위해 민주당과 밀착하는 모양새다. 21일 폭스 뉴스를 통해 경선 패배 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아주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당파 앞에 나라를 두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내 反트럼프 후보들 지원에 나섰다. ‘역선택’이 방법의 하나다. 약체 후보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도록 트럼프 지지자를 포함해 극단적 성향의 공화당 후보를 ‘적극 밀어준다’는 것이다. 피터 메이저 하원의원에 대항해 트럼프의 지지를 획득한 존 깁스 후보에게 4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가 하면, 메릴랜드 주지사 경선에서 민주당주지사협회는 100만 달러 이상을 트럼프가 미는 댄 콕스 후보 홍보 광고에 썼다. 본선에서 깁스 후보보다 콕스를 이기기 쉽다는 판단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10명의 의원 모두를 경선에서 떨어뜨리겠다고 장담해 왔다. 그가 지지한 후보들이 잇따라 경선 승리를 거두자 "공화당이 링컨당에서 트럼프당으로 변하고 있다"는 게 미 주류 언론 평가다. 트럼프 재임 시절부터 적대적이었던 언론의 태도 역시 여전히 강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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