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오는 9월 30일 자사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 인간형 로봇을 통해 2028년 1686억달러(약 225조6500억원)로 급성장할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테슬라가 오는 9월 30일 자사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 인간형 로봇을 통해 2028년 1686억달러(약 225조6500억원)로 급성장할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요리와 설거지, 빨래, 청소 등 귀찮고 번거로운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집사 로봇과 가정부 로봇은 공상과학(SF) 영화의 단골 소재다. 머지않아 이 같은 꿈의 로봇이 스크린을 뚫고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스페이스X를 설립해 민간 우주항공시대를 열었고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세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혁신의 아이콘’ 일론 머스크가 차세대 먹거리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족보행 AI 로봇=최근 일론 머스크는 오는 9월 30일로 예정된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를 통해 휴머노이드형 집사로봇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AI 데이에서 처음 언급했던 일명 테슬라봇의 실체와 작동 모습을 이날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대장 로봇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이름을 차용해 가칭 ‘옵티머스’로 명명된 테슬라봇은 키 172.7㎝, 무게 56.7㎏의 이족보행 로봇이다. 40개의 전동 액추에이터(원동기)로 목과 몸통, 팔·다리, 손에 관절을 만들어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게 테슬라의 설명이다. 이동속도는 사람의 평균 보행속도(시속 5㎞)를 웃도는 최대 시속 8㎞며 20㎏의 물건을 들고 이동하거나 바닥에 놓인 최대 68㎏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특히 테슬라는 자사의 자율주행차에 쓰인 AI 기술을 활용해 옵티머스에 강력한 자율성과 지능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머리에 탑재된 8개의 카메라와 다양한 첨단 센서가 정보를 수집하면 완전자율주행(FSD) 컴퓨터가 이를 기반으로 동작을 실시간 제어하는 방식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옵티머스의 1세대 모델을 내년말부터 생산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영화 속 만능로봇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복적이고 지루하며 위험한 단순노동에서 사람을 대체함으로써 가정용 로봇 시장을 폭발시킬 기폭제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자동차보다 싼 효도선물=물론 그가 지향하는 옵티머스의 궁극적 모습은 요리, 노인 돌봄, 잔디깎기 등 모든 집안일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이를 위해 내달 시제품 공개 후 옵티머스의 대량생산 기술 확보와 함께 AI 기능 향상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실화된다면 인간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가사노동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역사적인 날을 맞게 된다.

옵티머스를 휴머노이드로 설계한 것도 이런 목표와 맞닿아 있다. 로봇이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인간의 일을 완벽히 대신하려면 두 팔과 두 다리, 10개의 손가락 등 모습과 능력이 인간과 거의 같아야 하는 까닭이다. 예컨데 손이 없는 로봇은 문과 서랍을 여닫을 수 없고 다리 없이는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 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손가락이 없다면 종이·젓가락·유리컵처럼 작고 부서지기 쉬운 물체를 잡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는 지난 16일 중국 매체인 사이버스페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옵티머스의) 양산에 성공하면 생산비가 줄면서 10년 내 자동차보다 저렴해져 부모의 생일선물로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옵티머스의 기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최고의 효도선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로봇공학계의 성배=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그가 장담한 수준의 집사 로봇이 내년에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현재의 로봇공학 기술을 감안할 때 1년 만에 사람처럼 걷고,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서는 이족보행 로봇을 내놓는 것조차 쉽지 않은 탓이다.

실제 지금껏 개발된 휴머노이드 중 이 단계를 극복한 녀석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일본 혼다의 ‘아시모’, 카이스트 연구원들이 창업한 국내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휴보’ 등 손에 꼽힌다.

또한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상적 행동 하나도 휴머노이드에게는 극악 난이도의 임무다.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아 돌리는 동시에 문을 밀면서 나아가도록 만드는 연산이 끔찍할 만큼 복잡한 탓이다. 휴머노이드가 괜히 로봇공학계의 성배로 불리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기대감은 크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사업을 확신과 뚝심으로 밀어붙여 보란 듯 성공시키며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세계 최고의 AI 기반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테슬라 AI 데이에서 그가 다시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지 로봇 산업계와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간형 로봇을 통해 2028년 1686억달러(약 225조6500억원)로 급성장할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인간형 로봇을 통해 2028년 1686억달러(약 225조6500억원)로 급성장할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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