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에 대한 공격 언급하는 기자들 침묵시키려는 시도”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공동체에 대한 대량 학살과 정부의 시민 보호 실패를 지적하는 보도를 한 현지 기자를 체포하고 재판부에 회부에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가톨릭뉴스통신(CNA)에 따르면 카톨릭 언론인으로 지난해 11월 체포된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 에포크타임스 기자 루카 비니야트(Luka Binniyat)는 현지 재판부에 의해 ‘사이버 스토킹’과 사이버 범죄 방조 혐의로 오는 9월 6일 재판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니야트 기자는 지난해 10월 29일 에포크타임스에 ‘나이지리아에서 경찰은 학살을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지만 체포는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는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치명적인 박해에 대한 내용으로, 인권운동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박해가 대량 학살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계속 지적해 온 바 있다. 

비니야트는 그의 기사에서 구체적으로 카두나주 내부 안보 및 내무부 사무엘 아루완 국장이 기독교 농민들에 대한 공격을 ‘충돌’ 정도로만 규정한 사실을 반박했다. 앞서 나이지리아 정부는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 종교적 집단 학살이 발생하고 있다는 인권 운동가들의 비판을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 

기독교 범죄학자 에메카 우메아그발라시가 운영하는 한 단체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20년 동안 최소 6만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 특히 지난 2021년 한 해에만 수백 개의 교회가 위협, 공격을 받고 폐쇄 또는 파괴되거나 또는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기반을 둔 박해감시단체 국제기독연대(ICC)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성명에서 “북부 카두나주를 포함하는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 기독교인들이 급진화된 풀라니족 무장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유목민이기 때문에 집단 학살이 아닌 농부-목자들 간 갈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상황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미국 가톨릭대학교의 법학 교수이자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데스트로(Robert Destro) 박사는 “비니야트의 체포와 재판은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을 언급하는 기자들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라며 “어떤 정치인도 비판을 좋아하지 않지만, 대부분 기자들의 임무는 사실을 찾아 정직하게 보도하는 것임을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비니야트가 지난 2월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건강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7년까지 밴가드 뉴스페이퍼(Vanguard Newspaper) 지국장을 역임해 오다 2017년 평화를 방해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되기도 했다. 비니야트는 결혼해 현재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포크타임스의 덕 버튼(Doug Burton) 편집장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비니야트는 수감된 이후 어떤 신문사에도 고용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와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게 에포크타임스에 기사를 쓰도록 격려했다”며 “그는 올해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납치와 대량 학살에 대한 매우 시의적절하고 사실적인 기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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