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창고에 쌓인 재고가 작년 말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주요 제품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스포크 인덕션 인피니트 라인’, ‘Neo QLED 8K TV’,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연합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창고에 쌓인 재고가 작년 말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주요 제품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스포크 인덕션 인피니트 라인’, ‘Neo QLED 8K TV’,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연합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창고에 쌓인 재고가 작년 말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축적해온 재고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부진 등의 영향으로 급증한 탓이다. 기업들은 생산라인 가동률을 조정하며 재고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 등 각 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53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조778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30.7%↑, 스마트폰과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21.3%↑, 디스플레이 21.8%↑ 등 전체 사업 부문에서 재고자산이 큰폭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자산 가운데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9.7%보다 1.9%포인트 오른 11.6%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은 시중에 바로 팔 수 있는 상품재고와 생산과정에 있는 반제품, 원재료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상품재고 증가율이 43.1%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늘어난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비한 원재료 확보 움직임이 예년보다 적극적이었다. 이와 동시에 수요위축에 따라 TV와 스마트폰, 반도체 등 상품재고가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총액은 총 11조8787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작년 말 9.3%에서 6월 말 11.4%로 뛰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글로벌 TV 수요 둔화로 최근 LCD 패널 재고가 적정량 이상으로 높아졌다. 지난 6월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41% 증가한 4조7225억원이었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8.8%에서 12.3%로 올랐다.

LG전자도 생활가전과 TV, 전장 등 주요 사업부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재고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재고자산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업황 변동에 취약해진다. 또 기업 활동의 유연성이 떨어져 경영상 비효율을 가져온다. 이에 기업들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낮추는 등 재고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 휴대폰 생산라인 가동률은 81%에서 70.2%로 각각 줄였다.

LG전자도 재고 관리를 위해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의 2분기 가동률을 전 분기보다 크게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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