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강량

연설문에서 윤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자유를 강조했다. 그것은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문 정권의 야만적 행정독재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거대야당의 입법독재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인 자유를 통한 국가정상화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문제는 윤 대통령을 수반하는 측근들이 자유의 관념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자유가 허공을 떠도는 느낌을 준다.

대통령이 이 정도 나서면 시민사회와 언론을 통해서 자유에 대한 시대적, 상황적 담론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반응이 없다. 이는 한국 지식인들이 서구에서 발현된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국가의 주권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개인, 국민, 시민의 자유에 대한 관념이 여전히 미흡한 것이다. 하기야 피흘려 얻어야 할 자유를, 대한민국은 주어진 해방과 이승만 건국대통령 덕분에 너무도 쉽게 얻었다.

자유는 근대적 개인의 탄생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가톨릭이 주도하는 종교적 법령과 집단의식 속에서, 마음속 신과 홀로 대화하는 최초의 인류, 근대적 개인의 탄생부터 자유가 움트기 시작했다. 자유는 성찰하는 인간이 절대자를 스스로 바라볼 수 있는 조건이며, 천부인권을 가진 고귀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징표다.

대한민국의 근대는 기독적 자유인들이 그 토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전통은 이승만의 건국과 74년 자유대한민국 역사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런 사실들을 윤 대통령은 자유의 관념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금도 거대야당 내부에 체제혁명론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면을 쓰고 있는 그들이, 권력을 사유하기 위해 개인과 사회의 자율영역을 말살하고자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강조함으로써 ‘열린사회의 적’으로 존재하는 전체주의자들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법치와 시민의 공덕심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자유를 강조함으로써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문명이 제공하는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안정, 지속적 평화라는 소중한 결과물들이 이땅에서도 실현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