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유일한 개종자...몸에 휘발유 붓고 불 질러
“경찰, 사건을 가족 문제라고 무마...진상조사 거부”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유튜브 영상 캡처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유튜브 영상 캡처

인도 서부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전도사가 그의 가족과 이웃에 의해 끌려가 산 채로 화형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에 따르면, 서벵골의 자그람 지구 내 고빈다푸르 마을 주민인 마드하반은 가족 중 유일한 기독교 개종자였다. 마드하반이 지난 14일 바쿠라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중, 그의 아내와 아들이 이웃들과 함께 예배당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마드하반을 심하게 구타한 뒤 집 근처 숲으로 끌고 간 다음, 그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CSW는 “경찰이 해당 사건을 가족 문제라고 무마시키며, 정확한 진상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마드하반이 8월 초 친척의 결혼식을 위해 가족을 방문했을 당시 그의 자녀들은 그의 성경을 찢으며 그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가족들은 마드하반에게 기독교 신앙을 저주하라고 협박했지만, 그는 끝까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마드하반은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기독교 전도사로 활동하며, 반쿠라 지구에서 지역 전도사인 탄모이 샤이크라를 도와온 것으로 아려졌다. 마드하반의 가족과 그가 살던 마을의 종교는 공개되지 않았다.

머빈 토마스 CSW 총재는 “마드하반이 당한 끔찍한 살인을 강력히 규탄한다. 경찰 관계자들이 이 끔찍한 행위에 대해 대응하기는커녕 고소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우리는 서벵골 정부와 인도 중앙정부가 이 사건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고, 가해자들이 인도에서 범죄에 대한 면책을 누리지 못하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2011년 인구조사에서 인도의 14억 인구 중 힌두교도가 81%, 이슬람교도가 12.9%, 시크교도가 1.9%, 불교나 자이나교 또는 기타 종교는 1% 미만을 차지했다. 기독교인은 2.4%인 6,89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인도는 수 년간 바라티야 자나타당의 집권 하에서 힌두 민족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퓨리서치(Pew Research)가 발표한 ‘인도의 종교: 관용과 차별’ 보고서는 “대다수 인도인들이 모든 종교에 대한 존경심을 표한 동시에, 적지 않은 다수가 종교에 기반한 차별을 열망했다”고 전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2022년 세계 최악의 박해 국가 중 10위로 인도를 꼽았다. 아울러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의 주된 가해자로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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