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
올 상반기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은 우리나라 외화벌이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한중 수교 이후 올해 7월까지 중국과의 무역에서 우리나라가 기록한 누적 무역흑자 규모가 7099억 달러(약 933조원)에 달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올들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중 무역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6억67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내 넉달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내면 1992년 이후 30년 만의 기록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양적 차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중국이 10여 년 전부터 첨단산업 육성하면서 이젠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반도체·전기차·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를 잠식해나가고 있다. 국내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15년 리커창 중국 총리 주도로 추진된 ‘중국제조 2025’가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중국제조 2025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이 혁신 역량을 키워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제조업 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야심이 담겼다. 중국제조 2025는 5대 프로젝트와 10대 전략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 신에너지 자동차 기반의 글로벌 자동차 강국 실현 목표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전기차 1대당 340만원의 구매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정책으로 신에너지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2015년 33만대 수준이던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은 지난해 352만대까지 늘어났다. 신에너지 자동차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통칭한다.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더블 마일리지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더블 마일리지 정책은 중국 완성차 업체가 자동차를 생산할 때 일정 비율의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에너지 자동차의 점유율은 13.4%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최근 신에너지 자동차에 한정된 보조금 지급 대상을 인프라·대중교통으로 확대하면서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률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와 전기차 충전업체도 수혜를 입게 돼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 강국 실현이라는 목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규모 16조원…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로봇산업’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과 함께 로봇산업도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 로봇산업은 최근 5년 간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자동화가 로봇산업의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규모 역시 큰 폭 증가했다.

중국전자학회가 발표한 중국 로봇산업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로봇시장 규모는 16조13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산업용 로봇시장은 8조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물론 이 같은 중국 로봇산업의 성장 역시 중국 정부의 대규모 정책 지원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시작으로 ‘2016~2020 로봇산업 발전계획’, ‘차세대 인공지능 촉진 3개년 행동계획’, ‘전략적 신흥산업’, ‘14차 5개년 스마트제조발전계획’ 등 로봇산업의 주요 정책을 통해 로봇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로봇시장 규모가 2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차원 인체 모델 ‘디지털 휴먼’ 산업클러스터 육성

디지털 휴먼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목적으로 실제 사람의 특징과 외형을 디지털 형태로 본떠 만든 3차원 인체 모델이다. 중국은 신에너지 자동차, 로봇산업 등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휴먼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기초기술·기술개발·기술 표준화·인재 육성·콘텐츠 개발 등을 12개 과제로 설정하고, 퉁저우(通州)·다싱(大興)·스징산(石景山) 등에 디지털 휴먼 산업클러스터를 설치한다는 액션플랜을 세웠다. 중국의 첨단산업 기술력이 갈수록 뜀박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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